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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여미

책을 읽는 사람이 이상형이었다.


지금은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이 예쁘다며, 사진으로 담아주는 사람을 만났다. 가족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내가 물을 마시는 횟수보다 더, 자주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사람을 만났다. 나와 어울리는 사람이 누군지 몰랐을 때는, 시시때때로 자기 계발을 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나와 하루 종일 뒹굴 뒹굴 게으르게 놀아줄 사람을 만났다.


너를 보고 있어


사랑은 보고 있는 것이다. 매일매일 그 사람을 보고 있는 것이다. 숨을 쉬는 순간에도, 머리를 빗는 순간에도,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겉옷을 찾는 그 순간에도, 내 눈이 그 사람을 향해 있는 것이다. 팔랑팔랑 움직이는 빛 그림자를 홀리듯이 따라가는 고양이처럼, 그 사람의 그림자를 따라다닌다면 사랑이다. 그 사람의 향기를 맡고, 목소리를 듣고, 행동을 보고, 움직임을 본다면, 그것 또한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사랑이다. 내가 그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이 나를 보면 그것은 사랑이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이 사랑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이 사람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은 사랑이다. 보고 싶다면, 짝사랑이고, 볼 수 있다면 사랑이다. 보고 있는 중이라면, 온 우주가 당신의 사랑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혼자 일 때 보다 함께 일 때가 마음이 편해진다면 사랑이다.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꺼내서 열어봐 준다면, 고백이다. 나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고백이다. 평생의 친구가 되어, 함께이고 싶은 마음, 너의 연약한 면들을 보듬아 주고,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그 마음 또한, 고백이다.


보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고, 서로 보고 있다면 그것은 사랑의 완성이다.



글 여미

커버사진 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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