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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Oct 16. 2018

산, 알베 남매(유기견) 구조부터 입양까지의 스토리


이야기는 추석 연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제맘이 '제주맘' 카페를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강아지 두 마리를 구조해 한 카페에서 임시 보호하고 있다는 게시물을 보게 됩니다. 문제는 그 카페가 추석 연휴 때 문을 닫는다는 거였고 동물보호센터도 연휴 기간 동안 입소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두 마리의 강아지는 구조는 되었으나 연휴 기간 동안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었던 것입니다. 제제맘은 데리고 오고 싶다고 했습니다. 연휴 기간 동안 우리가 임시보호를 하고 동물보호센터에 입소시키면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었죠. 


당시 집에는 우리 집 강아지 4마리와(탐탐, 제제, 라라, 주주)와 임시보호하고 있던 째깐이까지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두 마리가 더해지면 총 7마리. 덜덜덜. 그래도 그러자고 했습니다. 


카페 사장님은 아이들의 이름을 '산', '알베'라고 지으셨더군요. 카페 이름을 따서 말이죠. 우리는 그대로 까망이 여자아이는 '산'으로, 갈색 남자아이는 '알베'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산, 알베 남매는 생후 1~2개월 정도였습니다. 완전 깨방정 시기죠. 우리 집 강아지들과 합사를 시키기 전에 방 하나에 격리를 시켜놨었는데 처음에는 쫄아서 조용히 있더니 하루, 이틀이 지나자 나오고 싶어서 낑낑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조심스레 합사를 시도해봤는데 다행히도 기존의 다섯 마리 강아지들은 새로운 두 마리의 강아지를 받아주었습니다. 



하루는 구조자 분과 공원에 가서 놀았습니다. 탐탐, 제제도 데려가서 신나게 놀았지요. 구조자분은 북어국까지 끓여오셨습니다. 참, 그전에도 닭죽을 끓여주셔서 산, 알베 남매는 맛있게 먹었답니다. 



연휴가 지나고 동물보호센터에 입소시켰습니다. 약 10일의 공고기간이 지나면 입양 갈 수 있는 자격(?)이 갖춰집니다. 



산, 알베는 처음엔 쫄아있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적응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둘의 사이도 좋았구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 공고기간이 지나고 입양이 가능한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힘이 없고 밥을 잘 안 먹는다고 했습니다. 저희가 매일 봉사를 갈 수 있는 형편이 못 돼서 다른 봉사자분들에게 잘 좀 봐달라고 부탁드렸었거든요. 봉사를 가서 확인하니 정말 그러했습니다. 



센터에선 아이들을 검사했고 '파보 장염'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파보는 어린 강아지들에겐 정말 치명적인 병이랍니다. 그 이후로 잠깐이나마 제제맘과 번갈아가며 보호센터에 올라가 닭죽도 주고 부탁해서 주사도 맞혔습니다. 산이는 조금씩이라도 먹는데 알베는 도통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금요일 오후에 봉사자분이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알베가 너무 말랐죠? 



토요일 오전, 아이들이 걱정되어 부랴부랴 보호센터에 갔습니다. 


하지만... 알베는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더군요. 아... 알베야.... 함께 있던 산이는 우리를 향해 꼬리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ㅠ.ㅠ



산이는 회복하고 있었습니다. 밥도 잘 먹었구요. 


일요일에 잠깐 올라가신 다른 봉사자분이 산이 잘 있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혹시나 해서 월요일 오후에도 들렸죠. 산이는 잘 있었습니다. 가자마자 안아주었습니다. 


그때 입양을 하러 오신 분이 꼬물이들이 모여있던 방을 가리키며 '쟤들은 아직 입양이 안되겠죠?'라고 물으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 방에 산이도 같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산이를 가리키며 '쟤는 입양이 가능해요'라고 했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요. 그러면서 파보 장염에 걸렸다 회복하는 중이라고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고 일이 있어 잠깐 나갔다 왔는데 봉사자 팀장님이 환한 얼굴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산이 입양 가요!"


처음 제게 물어보셨던 그분들이 산이를 데려가시기로 했다는 겁니다. 마당도 있다고 했어요. ㅠ.ㅠ 그 순간 제가 얼마나 기뻤는지 아십니까!!!! 



산이는 '꼬막'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추측건대 눈이 작아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 


꼭 알베 몫까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꼬막이 화이팅!!! 




* 빠른 업데이트는 [제제프렌즈] 카페를 이용하세요. http://cafe.daum.net/jejefriends
* 인스타도 있어요. https://www.instagram.com/jejefriends_official 
* 스토리 펀딩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storyfunding.kakao.com/project/19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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