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4] 화학적 유산으로 임신종결

by 최우주
2023. 12. 3 ~ 12. 11.

질정 처방을 받은 뒤 갈색혈은 3일정도 쯤 후에야 멈췄다.


다시 병원에 재방문했다.


혈은 멎었는데 임테기가 소위말하는 역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방문했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굳은표정으로 질초음파를 봤고,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아기집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30초 혹은 1분.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이 스쳤다.


초음파를 아무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아직도 초기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뭔가 잘못된걸까.


선생님은 안타깝다는 눈빛을 하곤 단호한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아기집이 보이지 않습니다.”



진찰실을 나오면서 저번에 질정 넣는 방법을 알려줬던 간호사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질정이 남았어요“


“예? 왜 남아요?“


“피가 멈춰서 더이상 넣지 않았어요”


“그걸 마음대로 끊으면 어떡해요!”


질책이었다. 나는 무지했고, 정말로 몰랐다.

단순히 피가 멎으면 더이상의 질정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검사는 하고 가라고 하셔서 임신 피검사는 하고 병원을 나왔다.

눈물이 계속 났다. 나의 무지함때문에 뭔가 있었다 없어졌다. 직감으로 느꼈다.


그날 오후, 피검사 수치는 370. 임신수치였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피가 나기 시작했고 생리가 시작되었다.


소위말하는 임신테스트기는 두줄을 봤지만, 아기집을 못본, 화학적 유산이었다.

늦은 생리라고도 한다.


많은 자책이 있었고, 뭔가 있었다 없어졌다는 생각에 속상하고 울었다.

짧은 2주간 얇은 두줄로 만나 설렘을 가득 안겨주고는 없어졌고, 허무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화학적유산은 엄마의 잘못이 아니고, 배아의 염색체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그럼에도 마음은 너무나 힘들었다. 남편이 괜찮다고, 다시 시도하면 된다고 토닥였고 지극히 감성적인 내 옆에 이성적인 남편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흔들리는 내 감정을 다시한번 다잡게 해줬고, 자연임신이 가능하다는 몸임을 확인했다고,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로 했다.


아이를 잠시 만났던 2주는 설레기도, 아파하기도 짧았다. 2023년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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