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을 받게 된 사람들과 나의 위치 가늠해 보기
목차
1. 10월 15일 대책
1-1. 대책이 나오게 된 배경
1-2. 비규제지역 주택 보유자의 규제지역으로의 이동
1-3.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으로 자본이 빠르게 이동
1-4. 정책 추진배경
2. 대책이 가져다줄 후폭풍
2-1.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2-2. 무주택자 중 실거주 주택 구매 수요
2-3. 무주택자 중 투자용 주택 구매 수요
2-4. 무주택자 중 전세 수요
2-5. 1 주택자 실거주 중 이사 수요
2-6. 비거주 1 주택자 중 매도 수요
2-7. 비거주 1 주택자 중 실거주 수요
(이후 계속 연재 예정)
3. 이전 부동산 정책과의 비교
4. 부동산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
5. 무엇이 앞으로 필요할까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서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23년 전후로 세 차례 단기 급등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과열되기 시작했다. 24년 8월 이후 계엄으로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은 25년 6월 대선이 마무리되고 정권이 바뀌어 가격이 더 상승하게 됐다. (가격이 상승하게 된 원인이 하나일 순 없다. 개인적으로 이후 이야기할 텐데 심리적 원인과 물리적 원인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겠다. 정권 교체와 수도권 공급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아파트는 이미 고가 아파트였던 한강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20억 초과가 1차 상승 시기에 30억에 육박하면서 이뤄졌다. 이후 급등하면서 40억에 육박하는 등 상상하기 힘든 상승세를 통해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 확산하게 됐다.
이때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아파트는 실거주를 해야 했던 토지거래허가구역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투자라고 볼 수도 있는 실거주할 사람들의 매수였던 거다. (이후 실거주하는 사람들의 매수 증가가 이전에 임대인이 실거주하는 경우가 아니라 임차인이 있던 경우에 전세 난민으로 만들게 되는 시작이 된다)
1-2. 비규제지역 주택 보유자의 규제지역으로의 이동
규제지역의 거래량은 큰 변동은 없었지만 가격 상승은 가장 컸다. 워낙 고가였기에 가격 상승은 그에 맞춰 엄청나게 올라버렸다. 그러면서 그동안 규제지역으로 가고 싶었던 사람들이 기존 주택을 매도하면서 서울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규제지역으로 실거주하러 들어오게 됐다. 이때 매도된 아파트는 여전히 갭투자를 하는 수요가 실거주보다 더 많았다.
1-3.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으로 자본이 빠르게 이동
금리 인하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주식시장이나 환율 상승 등 외국 주식을 보유하던 사람들에게 자산 증가로 인해 최종 자산인 부동산으로 이동을 빠르게 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다. 예전에는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부동산 가격 상승은 1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이루어진다고 했던 전문가 의견이 많았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간격이 굉장히 줄어든 느낌이다. 금리가 주는 영향 또한 부동산 시장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생각된다.
1-4. 정책 추진배경
추진배경으로 언급된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려고 한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다고 했는데 여전히 그 기준이 모호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정부가 정한 기준에는 시행규칙상 서민은 총 자산 1억 7천만 원 이하, 금융재산 6천만 원 이하, 자동차 시가 3,6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실제 나온 정책이 과연 서민 주거안정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이후 살펴보도록 하겠다.
경제 전반의 활력을 저해하는 주택시장 불안이라고 표현했다. 부동산 시장을 일부러 활성화시켜 경제 전반을 살리려고 했었고 그동안 경제 성장의 자본을 부동산에 흘러들어 가 가격 상승이 지금까지 지속되도록 방치했었다. 지금 정권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축적된 영향이 계속 악순환을 만들고 있는 형상이다. 경제 전반의 활력의 저해는 단지 다른 부문의 투자로 이어지도록 전환한다는 건 기업의 자본에 해당되는 내용일 것이다. 가계 자본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더라도 실거주할 집 한 채에 결과적으로 도착하게 마련이다. 가계 자본이 다른 부문의 투자로 이어지려면 여유 자본이어야 할 것이다. 가계가 주거 안정이 이루어져야 경제 전반의 활력이 살아나는 게 아닐까 싶다.
과도한 투자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데 실거주하는 사람들만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실거주할 사람들의 대출까지 막는 건 집을 사지 못하게 할 가능성을 높인다.
2-1.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존에 4개 자치구에 해당했던 규제 지역을 추가로 지정했다는 말이다. 단어도 어렵고 내용이 워낙 길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내가 과연 그 내용에 해당되는지 안 되는 지도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부동산을 공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뭔가 규제를 많이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그 규제가 어떤 것인지 지금부터 쉽게 하나씩 설명해보려고 한다. 과연 얼마나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나조차 자신 없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길 바란다.
보통 잘 알지 못하는 대상이나 사실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을 가진다고 한다. 하나는 선망하거나 동경하게 되고 나머지는 혐오하거나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동산을 동경하거나 혐오한다는 건데 그런 자세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진으로 보면 쉽게 규제 지역을 볼 수 있다. 기존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넓어진 형태를 띤다. 한마디로 중심지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정하는 규제지역을 보면 어디 부동산을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잣대라고들 하기도 한다. 이 지도에 없는 지역이라면 앞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크게 기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 하게 됐다.
2-2. 무주택자 중 실거주 주택 구매 수요
* 이해를 돕기 위해 수요자 입장으로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주로 전세로 주택에 거주하던 무주택자는 전세자금과 더불어 추가 저축한 금액을 더해 주택을 사려는 계획을 세웠을 확률이 높다. 부동산 시장에 주목하며 언제 어디를 살까 눈여겨보다 대책이 나온 직후 혼비백산하게 된다. 우선 1차 '6억 초과 대출 금지'에 대해 놀랐다.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기에 6억 한도를 토대로 다시 예산을 확인해 본 결과 9억짜리 집을 살 수 있다. 9억 아파트를 찾던 중에 10월 15일 대책이 발표된다. 주담대 LTV가 40%로 축소된다는 소식이다. 그러면 9억 아파트를 살 수 없어진다. 지금까지 10년 정도 겨우 3억 5천만 원을 모아서 집 한 채를 대출을 끼고 실거주할 계획을 세웠는데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됐다.
게다가 지금 전세 3억에 있는데 집주인이 집을 팔아버려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다. 찾아봤더니 전세 3억으로는 갈 수 있는 집이 이제 없다. 전세 가격이 그동안 많이 상승한 탓이다. 그럼 이제 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눈앞이 막막하다.
- 아직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언젠가 부동산 사고 싶다는 욕망을 없앨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원한다. 비록 돈을 버는 삶에 치여서 부동산에 온전히 정신을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지도 앞으로 어떤 정책이 발표될지도 알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갑자기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라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지금 부동산 강의를 듣고 있었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도 대책 강도에 충격이 있는데 몰랐던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싶다.
2-3. 무주택자 중 투자용 주택 구매 수요
* 이해를 돕기 위해 수요자 입장으로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올해 결혼할 예정인 신혼부부다. 지금 당장 실거주할 필요는 없다. 직장 가깝고 좁지만 편의성이 높은 곳에서 살면서 신혼을 즐기고 싶어서다. 앞으로 아이 계획은 있는데 되도록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동안 둘이 돈을 모으면 대략 5억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거기다가 부모님이 조금 더 보태주시면 좋을 텐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파트 예산을 대략 10억 정도로 잡고 보기로 했다. 나중에 실거주하고 싶은 아파트 단지로 보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소식이 들려왔다. 아파트 매수를 하면 무조건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어떤 미래를 살아갈지 계획을 세웠던 게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3억 정도 현금으로 실거주할 수 있는 집으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아무래도 계획을 수정해야겠다. 아이를 낳고 아파트 단지로 이사 가서 사는 건 부동산 가격 때문에 힘들 거 같다. 지금부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한 오르는 속도만큼 연봉이 올라가지 않는 이상 힘들고 일을 하는 만큼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일하는 내 모습과 아이만 키우는 내 모습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데 전자를 선택하면 부동산을 얻을 확률이 높아지지만 아이는 불가능하고 후자를 선택하면 부동산은 불가능하지만 아이를 선택할 수 있다. 부동산과 아이를 동시에 얻는 건 대체 어떻게 해야 가능한 걸까.
- 부동산을 매수할 때 가장 좋은 건 당연히 실거주용이다. 실제 사용할 사람이 사서 거주하게 되면 안정적인 거주 형태를 가지게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실거주할 만큼 현금을 모아놓을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리 사두고 싶어 한다. 돈을 모은 다음에 실거주로 들어갈 계획으로 사게 된다. 앞으로 아이 교육이나 원하는 위치, 환경에서 살고 싶기 때문이다.
2-4. 무주택자 중 전세 수요
* 이해를 돕기 위해 수요자 입장으로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지금 전세 5억으로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이제 나가라고 했다. 집값이 많이 올라서 실거주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비슷한 가격으로 전세를 구하려고 하니 지금보다 외곽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 이사를 가고 싶지 않다. 같은 아파트 단지로 전세를 구하려고 보니 무려 2억을 더 마련해야 한다.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매월 60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거의 월세로 사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도 대출이 1억 넘게 남았는데 그러면 월세 100만 원 정도가 된다. 관리비까지 해서 120만 원이 훌쩍 넘을 거 같다. 아이들 전학을 가야 할지 앞으로 언제까지 옮겨 다녀야 할지 막막하다.
- 지금까지 아파트 매수를 하고 실거주를 했던 확률이 낮았던 지역일수록 전세가격이 더 많이 오르게 된다. 왜냐하면 실거주 의무가 생기면 아파트 매수 후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매물이 적어지면 가격은 오르게 된다. 그런 식으로 전세가 잠기게 되니 전세 가격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됐다. 게다가 1 주택이 있는 사람들은 전세자금대출이 막히게 되니 살고 싶어도 전세에 살 수 없기 때문에 월세로 이동하게 된다.
2-5. 1 주택자 실거주 중 이사 수요
* 이해를 돕기 위해 수요자 입장으로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집을 마련했다. 대출을 많이 받긴 했지만 그동안 안정적으로 살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아이가 둘이 되면서 조금 더 넓은 집으로 가고 싶어 알아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25평에 살다 보니 방을 따로 주기도 힘들었다. 이제 30평 대를 보던 중이었다. 10억에 샀던 집을 내놓고 보니 생각보다 조금 올라서 12억 조금 넘게 주고 팔 수 있게 됐다. 계약서를 작성하자마자 30평 아파트 봤던 곳을 계약하려고 하자 집주인이 갑자기 1억 넘게 가격을 올려버렸다. 무려 15억이 넘어버렸다. 10월 15일 대책 발표로 15억 초과는 4억밖에 대출을 받지 못한다. 11억 현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돈이 있을 리가 없다. 12억 조금 넘게 주고 기존 집을 팔았지만 여전히 대출이 있어서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8억 남짓이다. 망했다. 이 돈으로는 30평 집을 살 수 없어졌다.
-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평생 그 집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 더 넓은 집이나 신축으로 가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 마련이다. 당연히 지금 집을 팔고 이동을 해야 했는데 대출 제한이 생기게 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혹은 이사를 염두에 뒀던 사람들은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자연스럽게 아파트 매물이 잠기게 된다. 팔고 나서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2-6. 비거주 1 주택자 중 매도 수요
* 이해를 돕기 위해 수요자 입장으로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랐다. 예전에 사놨던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올랐다. 5년 전에 살 땐 직접 들어가서 살려고 했는데 이직도 했고 결혼은 이제 예정에 없게 됐다. 이쯤이면 결혼하게 될 줄 알았는데 점점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계속 부모님 하고 살 순 없다. 이제는 독립해서 혼자 살고 싶어졌다. 당연히 30평 아파트는 혼자 들어가서 살 이유가 없다. 그래서 팔고 20평 아파트를 사서 들어가면 좋을 거 같다. 아니면 직장 근처 아파트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래서 아파트를 내놓고 현금으로 전환했다.
- 거의 영향이 없는 수요층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실거주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매도를 하려고 하는 수요인데 거꾸로 실거주를 하려고 바뀐 사례를 바로 보면 좋겠다.
2-7. 비거주 중 실거주 수요
* 이해를 돕기 위해 수요자 입장으로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5년 전에 아파트를 샀을 땐 실거주하게 될 줄 몰랐다. 이제 제법 모은 돈도 있어서 실거주할 수 있게 됐다. 드디어 내 집에서 살 수 있다니 꿈만 같다. 지금 세입자도 4년이 넘어서 이제 내가 들어간다고 집을 구하라고 얘기를 해야겠다. 주담대를 알아보던 중 대책이 발표됐다. 대출이 축소된다니 그러면 난 내 집에 들어갈 수가 없는데 어쩌지. 게다가 대책이 발표된 날 임차인에게 나가라고 얘기를 했더니 절대 못 나가겠다며 지금 돈으로 구할 집이 없다고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온다. 말도 안된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지?
- 내가 샀던 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있다.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럽게 되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임차인도 새롭게 전세를 찾아야 하는데 방법이 없고 막막하니 임대인과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지금도 그런 경우가 보고되지 않지만 수도 없이 많다는건 부동산 중개인과 당사자만 알고 있다.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각종 분쟁이 사회적으로 많은 피해와 심리적 물적 낭비를 하게 만든다. 지금 사회는 부동산에 심각하게 병들어있다. 그리고 병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