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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

<연금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고

by 태양이야기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공적 사회보험 제도다. 취지가 무색하게 우리나라 노인빈곤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OECD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8.2%로, 이는 OECD 평균 13.1%의 약 3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즉, 노인 10명 중 4명이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는 말이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52%로 더욱 높은데 앞으로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왜 국민연금이 있는데 노인빈곤이 문제가 되고 있는가


우선 국민연금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살펴보자. 국민연금 납부 금액은 가입자의 소득과 납부 기간에 의해 결정되고, 연금 수령액은 가입 기간과 평균 소득, 전체 가입자 평균 소득에 기반해 산정되며, 물가 조정과 부양가족 여부, 소득 활동 여부 등이 금액과 지급 기간에 영향을 준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기보다는 '기초연금'을 하위계층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초연금이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았거나 많이 붓지 못한 노인도 세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국민연금이 포괄하지 못한 노인의 최저 소득보장이 노인빈곤 개선에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p.13


국민연금을 나중에 얼마나 받게 될지 금액을 정하는 소득대체율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통해 노인빈곤을 없애려면 기초연금을 올려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이나 가입할 여력이 없어 납부하지 못한 사람과 반대로 소득이 많고 오래 가입할 수 있었던 사람 간의 격차 때문이다.


소득이 많고 오래 가입한 사람일수록 순혜택이 커요. 낸 돈에 비해서 더 많이 가져간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받는 돈뿐만 아니라 '내는 돈'을 함께 보기 때문이에요. 국민연금은 재분배 구조(고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대체율을 적용)로 설계되었지만, 내는 돈(보험료+가입기간)을 감안하면 노동시장 중심부 가입자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는 역진성이 나타납니다. p.111


앞으로 문제는 무엇일까


국민연금에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고 가입기간이 길수록 수령액이 많아지는 구조다. 그렇다면 책에 언급된 것처럼 평균 근속 연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프리랜서나 비정규직 전환 등 불안정한 고용 상황에 놓이게 되는 지금 20-30대는 연금이 필요할 때 과연 어떻게 수령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동 형태의 변화에 발맞춰 연금개편이 필요해 보인다.


평균 근속 연수가 6년에 불과한 한국사회에서 40년간 꼬박꼬박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p.15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하게 오래 일할 수 있으면 노인빈곤 문제가 해결된다. 일본의 경우 굳이 사람을 쓰지 않아도 될 일을 만들어서 일자리를 노년층에게 주어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정년연장을 논의하는데 이는 청년 일자리 정책과 대치되는 듯 보인다. 게다가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노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말은 쉽다. 안정적인 일자리 자체가 이제는 의미가 퇴색되어 버리고 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고 노동 형태가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 유연하게 일자리를 옮길 적응력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안정적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그런 일자리 자체가 불가능한데 '안정적인'이라는 단어를 굳이 계속 구호로 내걸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이 노인빈곤으로 고통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수급자 확대가 중요하다. 국민연금이 10년 이상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을 살필 때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최상위 노인빈곤율을 보이는 심각한 문제 상태이며, 증가하는 노인 인구와 경제 여건 변화로 인해 향후 더 악화될 우려가 크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은 기초연금 강화와 노인 일자리 개선 등을 통해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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