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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Yim Dec 20. 2022

이비사에 일곱 번이나 다녀온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첫 번째 이비사 무용담

나는 지금까지 일곱 번 이비사에 다녀왔다.


처음은 출장이었고 두 번째는 신혼여행이었으며 나머지 다섯은 바캉스였다.


이비자 첫 방문은 2008년 1월이었다. 솔직히 이비사에 대해서는 ‘환락의 섬’이라는 키워드 밖에는 몰랐고, 겨울의 그곳은 환락과는 거리가 먼 조용한 외딴섬일 뿐이었다.


사실 출장지였던 탓에 일정이 녹록지 않았다. 업무를 마치고 저녁을 먹기 전 매섭게 바람이 몰아치던 한적한 겨울의 해변을 걸었다. 영어가 한 단어도 통하지 않는 동네 레스토랑에서 꼴뚜기 튀김을 곁들여 맥주를 벌컥였다. 타운 근처에는 다행히 문을 연 클럽이 오직 한 곳 있다고 해 달려갔는데 그마저도 손님은 우리 일행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됐던 탓일까. 플로어 한가운데에서 빙글빙글 돌며 나는 굉장한 자유로움을 느꼈고, 10년도 넘었지만 그때의 기분은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른다.


다른 날에는 땀을 송글 거리며 오래된 성을 따라 올라 기가 막히는 전망을 감상했고, 어제와는 다른 편의 잔잔한 해변에 있는 현지인들 가득한 노천카페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커피를 홀짝였다. 그 후엔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공항으로 가는 차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첫 이비사의 1박 2일은 그렇게 지나갔고, 해방감과 아쉬움이 버무려진 묘한 기분으로 물든 나는 이비사를 떠나던 날 공항의 현판을 보며 딱 이렇게 생각했다.


‘이비사 원정대를 만들어 이곳에 다시 돌아와야겠다.‘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 삶은 생각한 대로 흘러간다.


그렇게 7년 후, 나는 이비사 원정대(?)를 이끌고 다시 이 섬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IBIZA TMI_02 : 이비사의 시즌 vs. 비시즌


EDM의 성지라 불리는 곳이지만, 이비사라고 해서 1년 365일 내내 항상 파티가 열리는 건 아니다. 보통 5월에 오프닝 파티가 열리고, 10월 경 클로징 파티로 한 해의 시즌이 마무리된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7-8월에 쟁쟁한 라인업의 빅 파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덕분에 이 시기에는 가장 물가(비행기 티켓, 숙박비)가 비싸다. 6월과 9월경이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비사를 즐길 수 있는 시기로, 절기상 살짝 쌀쌀한 6월보다는 9월 초의 이비사를 추천한다.

비시즌의 이비사는 조용한 시골 섬 마을과 다름없다. 그러나 워낙 자연이 아름답다 보니 최근엔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하이킹, 요트세일링, 스쿠버다이빙 등 액티비티 코스도 많아졌고, 이를 즐기러 가는 여행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원정대는 이비사를 떠나는 날 항구의 길바닥에서 캔맥주를 부딪히며, 내년에 다시 올것을 결의했다.
언제나 이 공항의 간판을 보며,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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