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너를 위하여 [번외편]
부탁 하나 합시다. 이 사람의 장례식은 없었으면 한다오. 핏줄도 동무도 끊긴 놈, 옆방서 들려오는 남의 곡소리를 기어이 듣게 마오.
영정은 무표정으로 골라주소. 갈 때까지 가, 웃는 척 좀 그만 합시다.
몰염치로 더 청하자면, 단지에 담아 골방에 덩그러니 두지 마오. 죽어서까지 기다리기는 죽어도 싫으니.
강물에 휘휘- 버려준다면, 어머니 계신 저 바다로 나 돌아가게. 허허.
그 은혜 잊지 않으리다.
더는
더는
더는
듣고 있소?
image_©Pelle Swedl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