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이 웹툰의 매력을 구현하는 방식

by 영화평론가 홍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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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은 재밌게 본 웹툰이었지만, 무수한 팬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화가 어렵겠다고 예상한 작품이기도 했다.


원작 웹툰의 매력은 싱글 여성의 연애사를 생생하게 살리는 동시에, 세포 마을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하고도 신기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이었다. 유미의 세계와 세포의 세계. 이 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게 또한 웹툰의 장점이다. 웹툰에서는 유미와 세포 사이의 장면 전환이 그다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실사 드라마라면 어떨까.

유미의 일상은 비교적 쉽게 재현할 수 있다. 그런데 색다른 생김새의 세포들은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든 구현한다 쳐도 이 둘 사이의 이질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말하자면 '유미'와 '세포'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웹툰의 장점이 드라마에서는 제약으로 작동하게 된다.


웹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이렇게 이런 문제들을 비교적 잘 극복한 사례에 속한다.

이 드라마는 먼저 세포들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다. 그리고 김고은을 비롯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실사 장면과 애니메이션 장면 간의 간극을 최대한 좁히려고 한다.

먼저 목소리의 성우들. 세포들은 생김새가 다르지만 인간과 같은 목소리를 공유하는데, 이 목소리들이 실사와 애니메이션 사이를 자연스럽게 관통한다.


그리고 세포들의 액션에 리액션하는 김고은의 미세한 연기도 두 세계 사이의 간극을 줄인다.

예를 들어 세포들이 표정 레버를 간신히 돌릴 때 그에 따라 표정을 짓는 김고은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이 두 세계 사이를 잇는 연결 통로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김고은은 이 작품에서 예전보다 조금 더 성숙하고 편안한 연기를 선보이는데, 본인에게 어울리는 배역을 맡은 것 같아 보기 좋다.


내 기억으로 <유미의 세포들>은 웹툰이 드라마화 한 작품 중에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나오는 첫 작품인 것 같다. 동시에 이 작품은 실사화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 웹툰들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배우의 연기로 재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연출하는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늘어나겠다는 예감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