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작가교육원에 똑 떨어졌다. 그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계획이 뭐냐고 묻는 통에 나는 작가교육원에 다니면서 글을 쓸 거라고 말해왔었다. 그런 내 계획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걸 보면서, 이런 기도가 나왔다.
"꼭 이렇게까지 제 계획을 무너뜨리셔야 속이 시원하세요?"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폐인처럼 지냈다. 글도 쓰지 않고 읽지도 않고 누워서 빈둥거렸다. 그러면서도 당장 이 우울함이 회복되길 바랐다. 하지만 회복에도 시간은 필요한 법인가 보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하심은 무엇일까. 알려달라고 구해도 침묵하셨다. 다만, 내 생각처럼 하나님이 일하지 않으셔도 그분은 선하시고, 늘 나를 위해 일하고 계시다고 달래주시는 듯했다.
그리고 Oceans라는 찬양에 대해 말하는 영상을 보았다. 이 곡의 가사는 내가 갈 수 없는 깊은 곳으로 나를 인도하셔도 따라가겠노라고 말한다. 내 발이 닿지 않는 깊은 곳으로 나를 인도하셔도 나는 그분을 신뢰함으로 갈 수 있을까.
결론은 Yes다. 25살에 첫 직장에 들어갔다가 나는 크게 데이고 도망쳐 나온 적이 있다. 그 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면서도 그곳은 정말 어렵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일 거라고, 그래서 100% 순종하는 마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젠 이판사판이다. 물러설 곳도 없고, 오직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선한 목자이신 그분이 나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신다면 나는 그곳이 어떤 곳이든 나아가고자 한다.
내 꿈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라도,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이더라도 나는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