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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인생은 쓰는 게임 

몇달 전의 일이다. 지인들과 작은 술집에 들렸는데

중년의 몇 사람이 왁자지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기분이 좋아보였는데, 아마도 자신이 산 주식이

엄청 오른 것 같았다. 옆사람은 집값이 올라서 덩달아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좋아하는 모습이 그리 싫지는 않았지만 저러다 가격이 떨어지면 어쩌나 

살짝 우려가 되었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우리네 삶의 풍경이다.

     

쾌락만족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쾌락도 처음에는 좋다가 시간이 지나면 

거기에 적응하여 더 이상 쾌락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큰 쾌락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멋진 큰 집으로 이사를 하면 처음에는 좋다가 나중에는 

그 느낌이 무뎌진다. 우리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는 일이렷다. 

결국 물질적 추구는 인간의 탐욕이 있는 한 그 끝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욕심을 경계하고자 우리 선조들은 계영배라는 술잔을 만들어 

곁에 두고 살기도 했다. 가득 채우면 다 빠져나가버리지만 적당히 채우면 

그대로 남아있는 게 계영배이니까. 

노자에는   

“만족할 줄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한없이 장구할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이런 구절이 있는데 지족지지(知足知止)의 가르침을 잘 이야기하고 있다.  

    

채우는 것은 끝이 없기에 분수에 맞는 만족함을 아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는 

것이다. 이제 채우고 움켜쥐는 삶에서 나누고 내려놓는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그런 삶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리라.   

   

결국 좋은 삶이란 지족, 만족을 아는 삶이고 그것을 넘어 내가 필요이상으로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이 아닐까? 


누군가 이야기한다. 인생은 버는 게임이 아니라 쓰는 게임이라고.

버는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번 것을 잘 쓸 때 진정 좋은 인생이요, 

잘 살고 가는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스키델스키 부자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것인지도 모른다.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How much is enough?)’  

   

오늘 나의 삶,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 

과잉과 잉여가 과연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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