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꽃축제, 청초호, 청초수물회, 가진해변, 한계령, 어반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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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안녕하셨어요
얼마 전 우리가 살던 답십리 용답동에 스케치하러 다녀왔는데 동네와 골목은 그대로인데 건물과 가게들은 다 바뀌었더라고요
아버지와 같이 어린이날 답십리 극장에서 영화 보기 전 사주신 바나나는 세상에서 처음 먹는 맛있는 과일이었어요 그때 그 시절 답십리극장도 없어졌지요
용답시장 초입에 생긴 돼지갈빗집에서 먹은 연탄불에 구워 먹은 돼지갈비는 꿀보다도 더 달았던 것 같습니다 용답시장 옷가게에 살 때 연탄가스에 우리 식구 다 죽을 뻔하다 살아난 건 잊히지 않는 사건이었지요
이제 많은 것은 없어졌지만 아버지 어머니의 보살핌에 우리가 자라서 새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건강하게 120세 이상까지 정정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늦었지만 저도 열심히 노력해 새로운 삶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인생은 80부터라고 합니다
아버지 인생이 잘 사셨음을 증명하는 삶이었으니 이제 아버지 삶을 누리시는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5, 10, 09
아버지 큰아들 태연 올림
쑥스러워 써놓고 읽어드리지 못한 편지를 서두에 넣는다.
다섯 식구 삶을 책임지고 뱃머리에 서셨던 아버지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운전을 한지 얼마 안 된 나에게 속초는 먼 곳이자 미지의 공간이다.
짐을 챙겨서 아침 7시경 출발한다.
추석 연휴에 속한 시간이라 길이 막힐까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엄청 막히진 않는다
다만 속초 근처에 와서 두 팀의 사고 현장을 확인하며 가니 조금 더 조심히 가야 할 동기를 만든다.
속초 청초호 근처 청초수물회에 도착해 부모님과 식사를 한다.
물회와 전복죽을 먹으며 배고픈 허기를 달래고 대포항으로 이동해 횟감을 산다.
큰 농어 한 마리를 사는데 가격은 가락동이 더 저렴한 것 같다.
여하튼 횟감을 들고 숙소 근처 농협에서 고기감도 끊어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 도착한다.
아버지가 원하셨던 바닷가 숙소다
그곳에 짐을 풀고 팔순 상을 차린 후 사진을 찍는다.
손녀들까지 같이하니 여행이 푸짐하다.
사진을 찍고 저녁상을 차린다.
부모님은 바닷가에 다녀오신다고 해서 사진을 찍어드리러 나간다.
공현진 2리 해수욕장 근처 가진해변을 걷는다.
바다 바로 앞에도 숙소가 있지만 2~3안용 숙소라 적은 안원이 와도 좋을 듯하다.
바다 파도가 세다 서핑도 충분히 할만한 깨끗하고 힘 쌘 바다다
모래옆에 구성감 있는 바위가 서있다.
마치 촛대바위처럼 아름답다 숙소로 돌아와 사온 회와 고기를 구워 먹는다.
처음 먹는 농어회도 등심 살치살도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는다.
요 며칠 비가 내렸는데 캠프 파이어를 할 수 있게 비가 안 온다.
불을 때고 케이크를 커팅하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무언가 계획되지 않아도 물 흘러가듯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새벽, 7시 잠에서 깨어 창밖을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스케치도구와 우산을 들고 조심조심 바닷가로 나간다.
바다에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고 우산을 받쳐 들고 스케치하기 시작한다.
한 시간쯤 비를 피하며 그려나간 바위가 눈에서 익숙해질 때쯤 비가 더 거칠게 내리기 시작한다.
비를 피해 숙소로 올라간다.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방향을 정하던 중 근처 유명한 카페로 이정표를 찍고 움직인다.
바닷가 앞이라 좋을 것 같아 이동한다
바다는 맑고 거세고 날씨는 터프하다.
시간이 많지 않아 사진을 찍고 근처 1시간 거리의 인제 꽃축제에 가기로 하고 구불구불 '한계령'을 넘는다.
양양고속도로길과는 완전 다른 구불구불 외길이다.
그렇게 길을 따라가다 도착한 꽃축제, 설악산 자락의 고지대 꽃 축제인데 나름 준비가 화려하다
꽃길 따라 사진 찍고 한 바퀴 돈다음 축제장울 빠져나와 동네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직접 만든 두부찌개와 황태구이와 바로잡은 듯한 돼지 제육이 인상적인 삭당이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설악산 물길 따라 거슬러 올라 축제장으로 와 인사를 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의 속도를 높인다
2025, 10, 0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