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고려대, 북한산, 도봉산, 메타세쿼이아, 반송, 어반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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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급격히 추워진다.
가을을 맞이하기 전 겨울이 올 예정인가 보다.
아침 일찍 홍릉 견학을 예약을 하려는데 전날까지 예약해야 한단다.
하지만 다행히 한 명이 취소해서 자리가 있다고 하여 3시 30 견학을 예약하고 그전에 '천장산'을 들리러 출발한다.
'홍릉 초등학교 정류장'에 내려 도로를 건너니 '목공예교육관'이 있고 그 옆으로 '천장산 하늘길 입구'가 데크길로 잘 만들어져 있다.
그 길 따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니 명성황후의 묘터인 홍릉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명성황후의 시신이 없기에 옷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홍릉은 현재는 남양주로 이전해 있다.
현재는 삼림과학원이 입주해 있어 각종식물들을 연구하는 공간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산을 올라가는 길 내내 데크로 잘 만들어 있다가 꺾는 부분에서 임도로 연결되어 올라간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군부대가 나오니 그곳이 해발 140m 천장산 정상임을 알린다.
거기에선 시야가 제한되어 있어 다시 데크로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와 내려가라 되어있다.
아쉬움에 살짝 위로 올라가 건너 릉에 계신 분께 여쭤보니 100미터 앞에 전망대 정자가 있다고 한다.
열심히 달려 정자가 보이는데 멈춰 서니 '북한산' 백운대와 오봉을 선두로 자운봉이 있는 '도봉산'이 능선 따라 길게 펼쳐져 있다. 그 앞에 '동덕여대'가 있고 '오동공원'이 북한산 앞에 떡 버티고 있으며 내부순환도로가 뺑돌려 가고 있다.
그 복잡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감탄할 시간 없이 스케치를 시작한다.
외국인 친구가 지나가며 말을 건다. 외대 다니는 친구인데 자신도 풍광이 아름다워 열 번 넘게 왔다고 한다.
그 친구를 보내고 한 시간 조금 넘게 스케치를 한다.
그런대로 가을이 내려앉은 풍광을 가볍게 스케치북에 옮겨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하산한다
내려가는 길에 아까 지나가시는 분이 말씀하신 소나무숲에 전망 좋은 곳이 나타난다.
가볍게 사진을 찍고 내려간다.
'이문어린이도서관'을 종점으로 천장산 하늘길은 마무리되고 경희대 옆길을 돌고 돌아 홍릉입구까지 30여 분 만에 돌아간다.
약속한 시간인 3시 30에 맞춰가니 해설사 선생님이 설명하고 계신다.
초입에 '메타세쿼이아'를 시작으로 세콰이어나무가 지구상에 사라진 줄 알았다가 발견된 이후 나무를 메타 세콰이어라 부른 이야기와 함께 나무의 숨 쉬는 숨구멍인 '기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중국 영화촬영 때 닝안 숲에서 많이 봤던 그 나무의 뿌리 같은 기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후에 유일한 제주 왕벚꽃나무 자생지가 있지만 일본에는 자생지가 없어 벚꽃은 제주가 원산지라는 이야기와 목련나무의 가을부터 내년 봄 꽃송이를 미리 만들고 있는 이야기며 식물에 대한 이야기로 지식을 쌓아가며 올라가다 고종 왕이 들려 목울 축였다는 우물터를 지나 명성왕후 능 터에 오른다.
말 그대로 터여서 능의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지만 역사 속의 그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 짐을 느낀다 되돌아와 사약의 원료로 쓰였다는 '주목나무'를 보고 마당 가운데 제일 오래되었다는 '반송'을 본다.
관절에 좋다는 '두충나무' 잎의 끈적한 섬유질을 보고 물길 따라 리스의 재료로 쓰인다는 '호랑가시나무'의 뾰족한 잎을 만져 보다 출발한 입구로 돌아온다.
식물에 대한 지식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 시간 삼십 분이었다.
걸어서 고등학교 때 글짓기 대회에 나갔던 '세종대왕기념관'에 들려본다.
세종대왕의 '의릉'은 이전했지만 문인석 무인석을 들고 갈 수 없어 땅에 묻었다던 조각품들이 발굴되어 사열해 있고 한쪽으로 '해시계' '물시계'가 전시되어 있으며, 청계천 물길의 높낮이를 체크하던 수표가 전시되어 있다.
그때 글짓시 대회에 나와 동행하셨던 아름다운 문학 선생님이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나와서 다시 청량리로 걷는다.
청과물 시장에서 샤인머스켓과 바나나를 사고 천지 개벽한 청량리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다 세상의 달라짐에 다시 한번 무상함을 느끼고 조용히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길을 재촉한다.
아직도 다 모르는 서울은 알아가기도 전에 계속 진화한다
2025,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