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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좋아해라

싫어도 좋아해라

by 이믈

아들을 가진 묘미 중 하나는 바로 괴롭히는 맛.

귀엽다.

괴롭히는 아빠의 품 안에서 이리저리 비트는 모습도 귀엽다.

그러다 울기 직전의 얼굴도 귀엽다.


내가 사랑한다고 내 방식의 사랑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늘 뇌리에 떠도는 만화가 있다.

소를 사랑해서 고기를 사냥해 선물하는 호랑이.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야 사랑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괴롭힘이다.


그런데 아들아.

널 괴롭히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네가 그런 장난을 늘 좋아할 수는 없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네가 좋으라고 하는 장난이 아니다.

아들 놓고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받아들여라.

싫어도 좋아해라.

언젠가 네가 아빠보다 힘이 세지면

그땐 손잡는 것도 어색할 테니.

그나마 팔씨름할 때가 그 핑계로 손잡아 볼 수 있는 마지막이 아닐까.


다 네가 귀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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