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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숙의 맛

너희도 하게 될까?

by 쑥쑤루쑥

하숙에 대한 소회를 늘어놓는 게 하숙을 졸업한 지 어언 20여년만이다. 캠퍼스 인근에는 아직도 구축 주택들이 많다. 그 모두가 아파트가 되지는 않았을 터. 굳건히 구축이 연식을 쌓아가는 동안, 나는 아이 둘의 엄마가 되었다. 큰 동심이는 말한다. 나는 평생 엄마 아빠랑 같이 살 거야. 그러면 우리 부부는 무서운 소리 말라며 펄쩍 뛴다. 가끔 남편은 말한다. 기숙사 있는 중학교 어디 없어? 그러면 아이가 또 펄쩍 뛰는 식이다.


첫 객지생활에서 하숙은 좋기도 나쁘기도 했다. 따끈한 밥이 나왔지만 막상 챙겨 먹지 못했다. 여러 사람들이 한 집에서 지냈지만 드라마처럼 격의없이 교류하진 않았다. 주인이 같은 건물에 살았지만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안정과 불안 사이에 두 발을 걸쳐놓고 표류하던 곳.


내가 하숙을 곱씹을 동안 내 아이가 하숙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곧 올지도 모르겠다. 객지생활을 해봤으면 싶기도 하고 나름의 애로사항을 미리부터 굳이 안 겪어봤음 좋겠다 싶은 마음도 든다. 언젠간 독립을 할텐데. 어떤 주거 형태로 거처를 옮기게 될까. 아이도 하숙을 하게 될까.



사진: UnsplashMantas Hesth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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