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나갈 때 연락 따로 해볼걸 그랬나?"
"그게 자연스럽긴 하지."
"지금이라도 밥 먹자고 해볼까?"
"갑자기 연락하면 당황할 수도 있으니 명분 만들어서 연락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린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뀌거나 후회를 한다.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이 나을까. 고백할까 말까. 상사한테 불만을 얘기할까 말까.
물론 하고 나서 후회하는 일도 분명히 있다. 술김에 누군가에게 실언을 한다거나 밤늦게 지인들한테 연락을 돌린다거나 등등. 하지만 대부분 후회는 너무 늦거나 소용없는 경우가 많다.
1점 차이로 떨어진 자격증 시험의 잔상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때 답 바꾸지 말걸... 그냥 적당히 치고 나올걸.'
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났고, 다른 버스가 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상하게 필기시험운은 없는 편이라 간발의 차이로 떨어지곤 한다. 반면에 면접이나 실기시험은 대부분 가뿐하게 통과한다. 그 어렵고 까다로운 대학원 면접에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두 귀를 의심했다.
연인과 사귀다 헤어져도,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질러도 후회는 좀처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명백하게 바꾸기 힘든 과거이자 진실이기 때문이다. 후회를 습관처럼 하는 사람은 현실을 인정하기 싫거나, 변화를 거부하며 과거에 머물길 원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