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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Oct 02. 2024

아주 사소하고 무용한 것

하늘 보는 것을 좋아한다. 푸른색, 붉은색 가리지 않고. 요즘 특히 하늘이 예뻐서 자주 보고 있는데 그럴때 네 생각이 난다.


너는 하늘을 보면서 오늘 하늘이 높은지 어떤지 얘기하는 걸 좋아했잖아. 나는 하늘은 원래 저렇게 높은 건데 도대체 어떤 모양이면 하늘이 더 높은 거냐고 물어봤고. 난 그걸 진지하게 얘기하는 네가 좋았어. 저 구름과 하늘이 어떤 관계로 보이면 하늘이 높은 거라고 얘길 해 주는 널 보면서 웃는 게. 나는 사실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됐어.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거 같아. 맨날 맨날 너한테 물어보고 싶어서. 그럼 넌 처음 얘기 하는 것처럼 신나게 하늘과 구름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를 했겠지.


내가 잃고 싶지 않았던 순간은 그런 것들이었어. 아주 사소하고 무용한.


오늘 너의 하늘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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