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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기행기

나 싱가포르 좋아했네

by JinSeok Kim

싱가포르에 3박 5일간의 여행을 다녀왔다.

Why Singapore?

그동안 싱가포르를 여행지로 고려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우선 여행지였는데,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아내가 둘째를 임신 중이기 때문에 의료적으로 발달했으며, 물/음식에서 탈이 날 가능성이 매우 적은 나라

통상 태교 여행으로는 휴양지를 많이 선택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첫째를 집에 두고 둘이서 여행을 갈 계획이므로 첫째와 함께라면 가기 어려운 곳

첫째를 두고 가므로 너무 긴 일정은 어려우니 3일 정도 안에 무리하지 않는 일정으로 둘러볼 수 있는 여행지 (너무 콘텐츠가 많은 여행지면 짧게 보는 게 아쉬우니)



싱가포르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거의 유일한 곳이었다. 비행시간이 6~7시간으로 생각보다 길었지만 시차도 1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도 하고.


거기다 우리는 교육을 생각해서, 해외에 나가 사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싱가포르는 이런 점에서도 최적의 장소였다. 답사 겸 여행 겸으로 싱가포르는 여러모로 최적의 장소였다.




가기 전 : 뭐 별거 있나...
갔다 온 후: 나 싱가포르 좋아했네



사실 여행지로서 막 뭔가 설레고 떨리고 이런 여행지는 아니었다. 비행기표도 여행 가기 직전에야 예약했고, 호텔은 심지어 전날 예약했다.


싱가포르에 대해 아는 것은 "아시아 금융 허브/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헤드쿼터 소재지(이전에는 홍콩과 양강 체계, 최근에는 원톱)" , "벌금 센 곳(권위주의 정부)", "마리나 베이 샌즈" 정도였다. 아시아에서 금융으로 번성하고 큰 빌딩들이 스카이라인을 이룬 풍경이 상상되는 비슷한 특성을 가진 홍콩이 여행지로서는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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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녀와보니 여행지로서도 정말 매력적인 곳이었다.



<장점>

개방적인 도시와 문화: 아시아의 문화적 용광로랄까. 아시아 도시 중에 이런 흥미로운 Mixture가 또 있을까? 중국 + 일본 + 동남아시아 + 서양의 조화를 이룬 도시이며, 다양성에 대해 배척하는 시선이 없었다.

낯섦과 익숙함의 조화: "현대적 도시"라는 특성에서 유사한 점이 많으나 디테일은 매우 다르다. 그 안에서 발견하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그러면서도 익숙한 것이 많아 여행 난도가 낮다.

낮은 여행 장벽: 영어가 잘 통한다. 중국/일본 어디를 가도 언어는 걱정인데, 여기는 영어가 공용어이기 때문에 다들 영어를 너무나도 잘한다. 카드 인프라도 잘되어 있고, 대중교통 인프라도 훌륭하다.

높은 수준: 아시아에서 GDP 1위답게 대부분의 것들이 퀄리티가 높다.

밀집도 높은 여행 콘텐츠: 각종 테마파크도 잘되어 있고, 동물원/식물원이 다양하다. 그리고 나이트라이프도 많이 발달해있어서 야간까지 여행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 모든 게 굉장히 밀집되어 있다. 싱가포르 CBD만 놓고 보면 과장하면 걸어서도 다닐만하다. 그래서 혼자 여행에도, *가족 여행에도, 부모님 모시고 오기도 좋다.


개인적으로 유아 동반은 휴양지가 낫다고 생각한다. 날씨도 덥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아무래도 초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즐기지 않을까 싶다. 나이트 사파리나 리버 원더스 등이 있긴 하지만, 저기를 가기 위해 싱가포르를 가는 게 맞나 싶다. 역시 유아 동반은 휴양지가 최고 아닌가 싶다.



<단점>


물가: 퀄리티가 높은 만큼 모든 것이 비싸다.. 동남아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플렉스인데, 여기서는 그러다가는 금방 파산하겠다. 그랩을 마구 타는 게 동남아 여행의 장점인데, 여기서 그러면 안 된다 ㅎㅎ 택시비는 서징 붙으면 한국보다 더 비싼 것 같다. 동남아임에도 불구하고 과일도 비싸다. 마트에서 사과 보니까 USA 산... 시장의 과일 가게도 비싸더라.

날씨: 덥긴 덥다. 우리가 아는 동남아 날씨. 그래서인지 지하로 연결이 잘되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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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 도시 관광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물가(+마사지)를 생각하면 방콕과 호찌민이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긴 하다. 음식이라는 측면에서도 태국과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양대 산맥이기도 하고. 하지만 싱가포르가 더 개발되고 깔끔한 느낌이긴 하다. 선진국 너낌이랄까.


SE-287d0fa1-bf7e-4a34-bec6-d8b8bc833c91.png?type=w773 나 싱가포르 좋아했네




도시에 대한 인상


• 조경에 진심인 나라 (가든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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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도 나무, 식물이 매우 풍성하다. 동남아 날씨라 더 풍성하게 자라는 것 같다. 인상적인 것은 건물에도 넝쿨이 우거져있다. 덕분에 도시 풍경이 마냥 삭막하지 않다. 여의도인데 숲이 많은 느낌? 아마도 무언가 조경에 대한 법규가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 조경에 진심일까 싶다.


싱가포르는 “가든 시티” 전략을 추진 중으로 개발 시 일정 비율의 녹지 확보가 의무고, 건물 외벽이나 옥상에도 녹지 설치 시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 자본과 계획도시의 위엄이 느껴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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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같은 곳은 안 가봐서 비교는 안되지만, 싱가포르도 분명 돈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시 중 하나일 것이다. 곳곳에 자본의 손길이 느껴진다. 서울도 분명 번영한 도시지만 싱가포르는 조금 더 높은 빌딩들이 더 밀집한 느낌이다.

계획도시로서 정책/법규/장기적 국가 전략이 어우러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다. 정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 개방적인 글로벌 용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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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 사람은 물론이고 중국인, 일본인 같은 동아시아 사람, 인도인, 백인 등등 굉장히 많다. 확실히 서울보다 훨씬 더 글로벌한 느낌이다. 다만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나, 서구권 도시들에 비해 흑인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였다.


도시 미관도 중국 도시, 일본 도시, 동남아 도시의 특성이 모두 보인다. 중국어는 굉장히 흔하게 보이며, 차이나타운의 규모는 매우 크다. 그리고 도시 국가 특성상 아파트가 많은데 아파트의 형상은 일본의 느낌이 있다. 노점상들은 더운 기후의 동남아답게 문을 다 개방하고 있다. 또한 술탄 모스크를 중심으로 한 아랍 스트리트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중심 상업 지구는 매우 글로벌적이다.



•극단적으로 높은 빌딩과 1~2층짜리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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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풍경이 흥미로운 게 빌딩의 높이가 극단적이다. 누가 봐도 상업적인 높은 빌딩이 흔하게 보이는 한편 차이나타운, 아랍 거리에는 1~2층짜리 건물들이 있어 거기서 도시를 보면 그 대비가 매우 흥미롭다. 아마도 무언가 규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아파트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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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살아볼 마음을 갖고 갔기 때문에, 숙소 인근 아파트도 탐방해 보고 티옹바루 지역도 가봤는데 아파트가 정말 많았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람들이 적응하는 데는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생각해 보니 작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려면 아파트와 같은 형태가 최선이긴 할 것 같다. 그리고 국가 주도로 아파트를 보급해서인지 홍콩보다는 훨씬 더 깔끔하고 용적률이 지나치게 높지는 않은 것 같았다.


다만 아파트마다 발코니가 꼭 붙어 있는 것 같았다. 특이한 풍경 중 하나는 빨래를 창문 밖에 봉으로 널어놓는 풍경. 찾아보니 laundry pole system이라고 한다.



•도시가 빈부에 따라 구획된 느낌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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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아파트는 많은데, 비싸 보이는 고급 아파트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아파트가 같이 섞여 있었다. (HDB(정부 주택)와 콘도미니엄이라고 구분하는 것 같더라)


우리나라처럼 아파트가 대단지는 아니고 대부분이 몇 개 동으로 이루어진 소형 단지 같기는 했다. 상업 지구 한가운데에도 고급과 보통 사람들의 거주지가 믹스되어 있는 느낌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압구정의 은마아파트도 모르는 외국인이 보면 보통 사람 거주지로 오해할 수 있는 맥락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적어도 보이기에는 그래 보였다.




• 강변이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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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강변에서 술 먹는 건 국룰. 우리나라는 한강이 넓기도 하고, 남북으로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막고 있어서 접근성이 낮아 활용도가 낮은데 싱가포르는 강을 중심으로 가게도 많았다. 이런 건 굉장히 유럽 느낌이다.




• 수준 높은 카페가 많음, 그러나 아이스는 더 비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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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카페 문화가 발달했지만 이곳도 그렇다. 굉장히 수준 높은 카페들이 곳곳에 많다. 커피와 카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영감을 받아 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특이한 점이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보다 1달러 더 비싼 경우가 많았다. 스벅은 똑같던데, 로컬 카페들은 아이스가 더 비싼 경우가 많다. 날이 더우니 가격 차별화가 이해가 가면서도 1달러 차이는 좀 심하지 않나 싶었다. (우리나라도 아이스 500원 더 받는 경우가 꽤 있으니)



• 분리수거는 열심이지만, 종이 빨대가 의무는 아닌 듯

길가의 쓰레기통에도 플라스틱, 일반, 캔이 구분된 걸로 봐서는 여기도 분리수거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다만 카페에서 종이 빨대는 못 봤으며, 포장이든 매장이든 플라스틱 컵에 담아 준다. 우리나라처럼 강행 법규가 없는 듯하다. 그래 역시 이게 편하긴 하다.



• 강력한 법규 덕분에 깨끗한 거리

이곳의 좋은 인상에 크게 기여하는 것 중 하나는 깨끗한 거리이다. 강한 벌금 때문인지 거리는 깨끗하다. 하지만 그래도 담배꽁초는 있긴 하더라. 다만 곳곳에 쓰레기통이 있어서 좋다. 서울은 너무 길가에 쓰레기통이 없다.


그리고 "길빵"이 극단적으로 적다. 여행하는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다들 담배는 길가에 서서 핀다. 아마도 강력한 규제 때문 아닐까?


강력한 법규에 비해 CCTV가 잘 안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CCTV가 굉장히 촘촘하다고 한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눈에 띄지는 않는 위치에 작은 사이즈로 설치되어 있고, CCTV에 대한 안내가 작게 붙어있어서 여행자 입장에서는 잘 못 느낀다고 한다.



• 화장실이 개방되어 있다.

화장실 가기가 좋다. 쇼핑몰이 많아서도 그렇지만 대부분 화장실이 개방적인 것 같다. 또한 깔끔하다. 유럽 여행할 때 유료 화장실에 킹받던 걸 생각하면 여행하기에 참 옳게 된 도시다.



•에스컬레이터가 빠르다.

여기는 우측 핸들이며 모든 것은 좌측통행이다. 그래서 에스컬레이터도 사람들이 좌측에 주로 서더라. 근데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빨라서 그런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는 사람은 별로 못 봤다.



• 외국인 노동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

이곳은 모르긴 몰라도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였다. 곳곳에 유모와 함께 다니는 집을 쉽게 볼 수 있었으며, 중간중간 보이는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인 인도계로 보였다. 또한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외국인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늦게까지 열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싱가포르에는 법적 '최저임금'이 없다고 한다. 대신 업종별로 'Progressive Wage Model (PWM)'이라는 구조화된 임금 가이드라인이 있고, 이는 시민과 영주권자에 주로 적용된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특히 저숙련)는 별도의 노동허가 및 고용주 책임 아래 낮은 임금에 고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매우 비싼 물가 + 부가세 별도 가격표


모든 것이 수입되는 도시답게 모든 것이 비싸다. 더군다나 지금 환율도 높아서 더 그렇다. 아오.. 이 물가를 더 열받게 하는 것은 가격표에 부가세와 봉사료는 별도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부가세 9%에 봉사료 10% 붙으니 계산할 때 당황한다. 우리나라가 법규로 모든 음식점 가격표에 부가세를 포함시킨 것은 참 잘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결제 인프라는 매우 훌륭

카드 결제가 안되는 곳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현금을 쓸 일이 거의 없었다. 교통수단도 신용 카드로 결제가 쉽게 됐다. 인상적인 건 우리나라에 비해 Tap to pay가 훨씬 더 일상적이었다. 써보니 Tap이 확실히 더 편하더라. 우리나라는 Tap이 되는 기계에서도 우선 IC로 결제하는 경향이 큰데 여기는 Tap이 훨씬 더 보편적이다.


여기도 카드 결제라고 돈을 더 받지는 않더라. 현금이라고 깎아주는지는 모르겠다.


또한 도로에서 통행료도 톨게이트가 아닌 ERP (Electronic Road Pricing)라는 전자 요금 시스템으로 통행료를 자동 징수하는 구조라고 하는데 이런 걸보면 결제 인프라는 우리나라보다 더 발전한 게 아닌가 싶다.



• 모바일이 매우 발달

SE-0ebdad4a-f78d-42cb-b3c6-e62153074645.png?type=w773 아니 무슨 화장실 가는데 QR 코드를...?


음식점에서 모바일 QR을 통한 주문이 흔했다. 해보니 편하더라. 우리나라는 테이블 오더가 많은 편인데 싱가포르는 모바일 QR이 더 강세다.


중국에서 유명한 루이싱 커피를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오더가 앱으로만 가능한 매장이어서 못해보기도 했다. 그만큼 여기는 모바일 통한 주문이 너무 당연한 것 같았다.


• 음식점 결제는 식사 후에

음식점 결제는 카페가 아닌 이상 식사 후에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 같았고, 우리나라처럼 나가면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식당도 그런 거 보니 여기서의 표준은 후불이 맞는 것 같다.



• 복합 쇼핑몰이 발달

마리나 베이 샌즈의 쇼핑몰도 그렇고, 백화점보다는 복합 쇼핑몰의 천국 같았다. 아마도 1년 내내 날이 더워서 큰 규모의 복합 쇼핑몰에서 한 번에 이것저것 해결하는 것이 발달한 게 아닐까 싶다.


싱가포르는 대부분의 토지가 국유지라, 정부가 대형 개발을 기획하고 입점 업체를 유치하는 구조라서 자연스럽게 백화점처럼 단일 브랜드 체계보다는 "몰" 중심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 나이트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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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 price 같은 마트도 24시간 하기도 하고, 중심가의 쇼핑몰도 22시까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술 먹고 노는 문화도 많이 발달한 걸로 보였다. 물론 22시 30분 이후에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알콜 판매가 금지라고는 하지만, 바나 음식점은 제한이 없는 듯하다. 저녁에 차임스를 잠깐 들렸는데 경건한 느낌의 교회 안에서는 사람들이 신나게 술 먹고 노는 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차이나타운의 한식당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늦게까지 술 먹는 것 같고


치안이 안전하니 사람들이 밤늦게까지 술 먹고 노는 것 같다. 대중교통도 자정 정도까지는 다니는 것 같았다. 그 무엇보다 싱가포르는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였다.



• 한국의 비중도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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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일본의 영향이 크게 느껴지지만 한국도 당당히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보였다. 차이나타운에는 한식당이 정말 많았다. 한식에 대해 걱정할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글로벌 도시에 다양한 요리가 있듯 한식도 하나의 장르도 자리 잡은 느낌이고. 한국 사람도 많이 살아서 한국 사람이 적응하는데 굉장히 수월해 보였다.


특히 파리바게뜨가 많이 보였다. SPC가 열 일 하네. 근데 매장들이 다 크고 깔끔한 게 한국과 달리 직영 위주가 아닌가 싶었다.



• 아이를 키우는 모습은 비슷

아이를 유치원 등원하는 모습을 몇 번 봤는데 가방과 유모차의 풍경은 거의 같다. 유치원이 도심 속에 섞여 있는 느낌이라는 점 정도 제외하고는 비슷한 시스템 같다.



모빌리티 관찰기



• 차가 많지는 않다.

우리나라처럼 극단적인 교통 정체를 보지는 못했다. 세금이 워낙 비싸서 공급을 제한하는 영향 같았다.


싱가포르는 비싼 ‘차량 소유권 허가(COE)’를 사야 해서, 자연스럽게 차량 보급이 억제된다고 한다.



• 보행자 중심 교통 문화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보행자 친화적인 운전 문화다. 보행자에게 양보를 잘한다. 이것도 강력한 규제 때문인가?


• 도로의 자동차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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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서 세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낮다. 도로를 살펴보니 MPV 형태가 많다. 그랩을 부르더라도 슬라이딩 도어 + 7인승인 차가 많이 왔다. 여객 운송에서는 확실히 이런 형태가 더 편하다. PV5가 과연 우리나라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세그먼트 기준으로는 D 보다는 C 세그 정도가 평균 같았다. 우리나라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차급이 더 흔한 느낌이다. 아마도 세금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브랜드로는 일본 브랜드가 강세였다. 한국의 현대/기아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우리나라처럼 어느 한 브랜드가 극단적으로 점유율이 높지는 않은 것은 같았다. BYD 같은 중국 차도 많이 보였다.



• 오토바이가 많지 않음

동남아임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가 많지는 않았다. 그랩 배달이 있는 만큼 꽤 보이기는 했지만 오토바이 중심의 태국/베트남 거리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었다.



• 전기차 전환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느낌

그랩 불렀을 때 하이브리드 차는 많이 봤는데, 전기차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충전기도 많이 못 봤고. 테슬라도 별로 별로 못 봤다. 오히려 테슬라보다는 BYD가 많은 느낌.


2023년 기준, 싱가포르에서 신규 등록된 차량 중 10% 이상이 전기차(EV)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등록 차량 중에는 1~2%만이 전기차인 듯 하다



• 라이드 헤일링이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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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의 본산답게 공항에서부터 라이드 헤일링 탑승 장소가 별도로 있고, 다들 불러서 탄다. (그랩 말고, 고젝이나 타다, 라이드를 못 타 본 건 아쉽..) 그런 만큼 여기서도 노인들이 택시를 "잡아"타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택시 부르는 키오스크를 래플스 시티 앞에서 봤는데, 나름 인상적이었다. 근데 이런 장소는 그냥 택시가 자주 대기영업하는 곳 아닌가? 이런 키오스크를 보니 여기는 택시도 호출 베이스가 더 높은가 싶었다.


차가 비싼 나라인데 그랩 운전자들은 어떻게 할까 봤더니, Grab Rentals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차량 대시보드 앞에 MDT(Mobile Data Terminal)라는 기계가 있었다.



• 전철이 쾌적

열차 폭이 약간 더 넓어서 그런지 쾌적한 느낌이다. 그리고 가운데에도 손잡이가 있는 건 편의성이 확실히 좋다. 또한 지금 어느 역인지 알 수 있는 UX가 잘 설계되어 있다. 서울 지하철은 도대체 지금 어느 역인지 알 수가 없는걸 반성해야 한다.


글로벌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전철의 안내는 영어로만 나오더라. (내가 탔을 때는 그랬다) 우리나라도 굳이 일본어/중국어를 꼭 안내해야만 할까. 그 시간에 어느 역인지나 한 번 더 알려줬으면...



• 버스도 훌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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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의 전산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언제 오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좋다. 또한 인상적인 것은 노선 안내도에 해당 노선부터 방향에 맞는 정류장만 안내한다. 우리나라가 전체 노선을 안내해서 이 정류장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워 화살표가 필요한 반면에 애초에 이 정류장에서부터 다음 역들만 보여준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이게 더 편해 보였다.


버스 역시 더 규격이 큰 것 같은데, 인상적인 것은 교통약자를 위한 휠체어, 유모차 공간이 매우 잘되어 있었다. 상대적으로 방콕/호찌민에 비해 이러한 교통 인프라는 더 발달된 느낌이었다.



숙소에 대한 생각



• 마리나 베이 샌즈 = 롯데 시그니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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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베이 샌즈는 워낙 유명한데 숙박비는 꽤 비싼 편이다. 꼭 거기서 숙박해야 할까 고민한다면 롯데 시그니엘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어디에서나 보인다. 마치 롯데 타워처럼.


근데 롯데 타워도 보는 게 좋지 막상 그 안에 들어가면 잘 모르겠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고급 진 랜드마크라는 점에서 딱 대응되는 것 같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서울 놀러 오는 사람에게 롯데 타워가 숙박 장소로는 어떨까를 생각해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여기 수영장이 그렇게 좋다기는 하다더라.




• 래플스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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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비싼 돈 들여서 숙박한다면 래플스 호텔이 좋을 것 같다. 물론 마리나 베이 샌즈보다 훨씬 더 비싼 것은 같지만. 래플스는 싱가포르의 근본 호텔이기도 하고, 싱가포르 슬링이 탄생한 롱바가 있어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건물들도 유럽의 여느 고급 호텔 못지않은 근본이 느껴져서 좋았다.




• 칼튼 호텔 vs 칼튼 시티 호텔


개인적으로는 호텔 탐색 시에 이 두 호텔의 차이가 궁금했는데 가보니 위치는 장단점이 있다. 조금 더 근처가 로컬 한 곳은 칼튼 시티 호텔이고, 칼튼 호텔은 근처에 시청, 래플스 호텔, 차임스가 있어서 완전 중심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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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방을 1번 바꿔서 시티뷰와 하버뷰를 모두 보았다. 좋았다.


마리나 베이 샌즈와 거리는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중심가 관광/쇼핑이 목적이라면 칼튼 호텔이 나은 것 같고, 조금 더 로컬한 느낌이 중요하다면 칼튼 시티 호텔이 나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칼튼 시티 호텔의 위치는 너무 좋았다. 티옹바루도 가깝고, 마트가 바로 앞이어서 편했다.

image.png?type=w773 바로 앞에 이 센터가 있어서 로컬 감성 충전 + 24시간 마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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