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른 기상은 없었다. 나와의 약속, 그 기본적인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하루의 시작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잠깐의 휴식, 여유, 게으름에 대한 관용이 내 인생의 얼마나 많은 부분과 기회들을 앗아갔을까? "잠깐만 쉬고 하자" "내일 해도 괜찮아" "언젠가 이루어질 거야"
오늘을 등한시하는 아둔한 청년은 하나의 당위를 잊고 있었다. 인생은 항상 오늘뿐이다.
이룰 게 있다면, 해야 할 게 있다면 반드시 오늘, 그리고 지금 해야 한다. 어렵더라도 해내야 한다. 나이가 들어 그걸 깨닫는 요즘, 쇼펜하우어가 말한 대로 고통과 불안으로 찰랑이는 생을 견디고 있는 나는 또 '오늘'을 살고 있다.
신은, 운명은, 우주는 그럼에도 나에게 태양이 돌 때마다 또 '오늘'을 주고 계신다. 뭔가 다른 '오늘'이 올까? 내 존재가 고고히 빛나는 항성이 될 어떤-오늘을 맞이할 것을 알기에. 나의 오늘은 하나의 오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