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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 Nov 14. 2018

누구와 결혼을 해야 하는가

당신이 원하는 배우자

우리가 함께한 섬에서 :)


'결혼'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일단 그 상대방의 예선을 합격을 하였다는 소리다. 그게 얼굴이든, 성격이든, 뭐든 마음에 드는 게 한구석이라도 있으니 '결혼'을 상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예선전을 통과하였다면 이제 남은 것은 본선이지만 이 시간은 꽤 복잡하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쿨해졌다고 하지만 결혼은 인륜지대사가 걸린 일이다. 그러니까 만나는 것은 가벼울 수 있지만 결혼은 일정 부분 책임이 뒤따르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때 고민이 시작된다. 누구와 결혼을 해야 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은 결혼할 사람이 맞는 것일까.


나만해도 그랬다. 이미 3년 정도를 만나 대충 이 사람의 성격을 알고 있다고 믿었다. 연애였다면 이렇게까지 고민을 할 필요조차 없을 텐데 '결혼'을 생각하니 "과연 이 사람이 내 진정한 배우자가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더 나아가 나만의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면 이렇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금융 사기를 당하면 어쩌지?", "만약에 갑자기 우리 둘 중 누군가 아프면 어쩌지?" 등등등.... 그냥 이 사람의 성품, 직업 이런 것과 상관없이 '결혼'에 앞서 불안한 것이다.


좋으니까 결혼하는 거 아냐?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좋다고 결혼할 소녀 감성도 아니었고 눈 뒤집힐 만큼, 심장이 터질 것같이 뜨거운 사랑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남편이 이 글을 보면 다소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3년이나 만났는데 눈 뒤집히는 것은 처음 몇 개월이지 결혼할 때 즈음은 잔잔한 사랑, 편안함, 약간의 의리 <?> 이 모든 게 섞이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단순히 사랑한다고 결혼하기엔 이미 시간이 좀 지났고..(게다가 나이까지 파릇파릇한 20대가 아닌 데다.......) 나 역시도 약간은 멀리서 과연 이 사람이랑 오랫동안 길게 보고 갈 수 있겠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뿐인 인생 또라이만나서 서로 피곤하기엔 내 금쪽같은 인생이 아까우니까....



그런데 결혼을 해보니까 고민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 오히려 고민은 하면 할수록 좋다. 당신의 인생이니까 당신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고민을 해야 한다. 설사 사랑에 눈 뒤집히는 지경이라 결혼을 하는 와중이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이 사람이 진정한 내 배우자가 맞을까?"라는 질문을 가져보길 권한다. 



의외로 당신이 원하는 배우자를 당신이 모른다.



자상한 배우자를 원한다면 어떻게 자상하길 바라는지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좋다. 빨래를 대신 돌려주고 밥을 함께 먹으며 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것이 자상한 것인지, 오지게 시크하지만 "오다 주웠다." 하면서 빵 바구니를 휙 던져주는 게 자상한 것인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라도 해야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면 돈 많은 기준부터 당신이 결정을 해야 한다. 얼마 정도 있어야 돈이 많다고 생각하는지, 그럼 당신과 당신 배우자는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럼 당신은 배우자가 원하는 그런 사람일까?



남편에게 1000%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냐 묻는다면  가슴에 두 손을 얹고 결코 그렇지 않다. 아쉬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일단 할 줄 아는 요리가 거의 없고, 꽤 예민한 성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력이라는 단어는 아는 사람이다. 남편이 바라는 것이 여러 우선순위 중 요리가 넘버 원 요리를 무척 잘하는 부인이라면 기꺼이 요리를 배울 용의가 있다. 내가 하는 요리 나도 맛이 없어 잘 안 하게 되지만 가정을 이루었기에 최소한의 노력을 할 수 있다. 결혼하고 나니 이 질문은 계속 늘 곱씹는 질문이고, 나 자신에게도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내가 과연 훌륭한 배우자인가? 내 배우자는 내가 원하는 배우자일까?라는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더 자주, 더 많이.


이 사람은, 나의 배우자이자 나와 둘도 없는 친구이고 소울메이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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