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민재가 좌회전 깜박이를 넣는데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옆에 앉은 고3인 막내딸이 말을 건다.
"아빠, 지난 달에 같이 광어회 먹기로 했는데 아직도 안 사줬어. 까먹은거야? 서운해"
"응 깜박했어. 아빠도 50이 되서 요새는 잘 깜박깜박 하네."
"왜 약속을 까먹은 거야?"
"약속만 아니라 다 까먹어. 원래 나이가 들면 살려고 기억이 지워지는 거야.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으면 홧병이 나서 아니면 머리가 터져서 살 수가 없어. 그래서 스트레스 덜 받으라고 조금씩 지워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