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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핀치

심야 알바

by 심내음

민재는 너무 화가 났다. 원래 버릇이 없지만 오늘 따라 더 제멋대로인 딸과 어느 한군데 민재가 앉아서 쉴 곳이 마땅치 않은 집, 더운 날씨, 월요일이어서 금요일까지 아직 멀고도 먼 현재 상황 모든 것이 민재를 힘들게 했다.



화가 날때는 어떤 것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고 결국 시간이 답인데 민재는 항상 그 화를 빨리 삭히려고 했다. 그냥 화가 나는 것도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맡겨 두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데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다.



1시간이 지나자 자신이 왜 이런걸로 화를 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는 화를 낼 정도의 상황도 아니야. 여기서 화까지 내면 삶이 너무 고달파 지고 난 그런 고달픈 삶을 끌고 갈정도의 위인도 되지 못하니까’



민재는 머리 속에서 스스로에게 말하고 뭘 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다. 그리고 일을 하기로 했다. 우연히 민재 상사에게 메일이 왔다면 그리고 그 메일에 답장을 보낼 수 있다면 늦은 시간 까지 일에 신경썼다는 걸 어필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휴대폰을 열고 업무 메일 앱에 들어갔다. 20개 정도 온 메일 중 마침 적당히 답할 수 있는 메일 하나를 발견했다. 옆 부서에서 데이터를 요청한 것이었는데 회사 PC 없이도 답장이 가능한 건이었다.



“첨부와 같이 latest version을 보내드리오니 참조 하시고 현재까지는 북미 시장에 큰 이슈 사항은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향후 발견시 공유 및 협의 드리겠습니다”



민재는 회신을 보냈다. 그리고 짜증과 화가 사라진 걸 알았다. 이유는 모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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