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못읽는 작가
“이번에도 장난 이래요”
민재는 맥빠지는 목소리로 옆에 있던 선배 강순경에게 말헀다. 이번달만 2번째 올해 들어서 7번째 폭탄 협박 신고 였다. 오늘은 중학교 세 곳에 설치 했다는 협박이었어서 학교 수업을 멈추고 학생과 선생 모두를 대피 시켰다.
“이게 뭐하는 거냐,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꼭 잡아서 감옥에 쳐 넣어야지 원”
강순경은 열이 받은 듯 말했다. 민재와 강 순경 관할이었던 중학교 세 곳을 긴급 하게 대피시켰어야 해서 두 사람 모두 오후 2시가 넘었는데도 점심을 못먹고 있었다.
순찰차 문을 열고 민재가 시동을 걸었다. 차 창문을 닫고 서로 복귀하려는데 멀지 않은 곳에 앉아서 부채질을 하고 있던 노인이 툭 뱉은 한마디가 들렸다.
“이러다 진짜 폭탄을 터뜨린다고 해도 안 믿겠다.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민재는 운전하면서 머리속에 그 노인의 말이 맴돌았다. 만약 이 장난 폭탄 신고가 장난이 아니라면 정말 폭탄을 터뜨리려는 놈이 초반에 일부러 장난 신고를 하고 이후에 진짜 폭탄을 터뜨리려고 하면 어떻게 하나. 이미 일반 시민들은 물론 경찰 까지도 폭탄 테러 신고가 앞으로 또 있어도 장난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3일 후
막 출근한 민재는 오늘 순찰할 곳 리스트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큰 굉음이 들렸다.
“쾅 콰앙!”
민재는 깜짝 놀라 움찔 했다. 큰 소리와 함께 진동도 느껴졌다. 경찰서 내 사람들이 순간 멍한 상태로 자리에 일시 정지 상태로 서있었다. 민재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민재의 시야에 시청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이 보였다. 거리가 있어 자세히는 아니었지만 절반 이상이 날아간 상태였다. 8번째는 진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