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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퇴사자 → 팀장 대처

대표님을 위한 인사(HR)

대표가 문제라 퇴사자가 많은 회사에서, 팀장이 할 수 있는 일


현업 팀장 입장에서 제일 난감한 상황이 있다.

퇴사자가 계속 나오는 이유가 대표에게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을 때다. 일이 힘들어 나가는 것도, 연봉이 적어 나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대표가 너무 꼰대라서, 대표가 말이 안 통해서, 대표가 갑질을 해서 나간다. 그런데 정작 대표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퇴사자가 생기면 “저런 애는 원래 오래 못 버텨”라고 말한다. 결국 남은 사람들은 더 지친다. 이런 회사에서 팀장은 대표와 직원 사이의 완충지대가 아니라, 어쩌면 양쪽에서 동시에 얻어맞는 사람이 된다.



대표를 바꾸려는 시도는 접자

현실적으로 팀장이 대표를 바꿀 수는 없다. 조언을 해도 안 듣고, 피드백을 해도 오히려 화낸다. 그런 대표라면, 바꾸겠다는 생각은 에너지 낭비일 뿐이다. 그 대신, 대표와 부딪히지 않으면서 팀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즉, 조직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대표의 비합리적인 요구를 팀원에게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다.

대신 '대표님은 이런 의도에서 말씀하신 것 같아요'라고 맥락을 재해석해 완충해 준다.

하지만 동시에, 팀원에게 부당한 요구를 무조건 강요하지 않는다.

'이건 나도 납득 안 되지만, 일단 이렇게 처리해 보고 나중에 정리하자'라며 현실적 타협선을 제시한다.


팀장은 완벽한 방패가 될 수 없지만, 그래도 완전한 희생자로만 남을 필요도 없다. 대표를 대신해 욕먹는 게 아니라, 대표의 문제로 팀이 무너지지 않게 버티는 것이 목표다.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을 챙겨라

퇴사자가 생기면 팀장은 대부분 퇴사자 대응에 집중한다. 하지만 정말 챙겨야 할 사람은 떠나는 사람보다 남은 사람이다. 퇴사자가 생기면 남은 직원의 마음은 무겁다.

나도 나가야 하나?, 이 회사에 남아 있는 게 맞을까? 하는 불안이 커진다.
이때 팀장이 해야 할 일은 현실적인 위로다.

'솔직히 나도 요즘 답답해. 근데 우리 팀은 우리끼리라도 괜찮게 만들어보자.'

이 정도 솔직함이 오히려 팀을 붙잡는다. 가식적인 위로보다, 같이 욕하면서 버티는 연대감이 그나마 팀을 지탱하게 만든다.


이직할 자유를 막지 말고, 관리하라

대표가 문제인 회사에서는, 팀장이 아무리 잘해도 이직은 계속 생긴다. 그걸 억지로 막으려 하면 오히려 반감만 산다. 그래서 이직 관리가 팀장의 중요한 역할이 된다. 이건 단순히 붙잡는 게 아니라, 이직이 일어나더라도 팀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운영적 관리다.

예를 들어,

팀원과 평소에 커리어 방향을 대화해 둔다. 그래야 떠날 때 갑작스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직을 고민할 때는 나한테 먼저 얘기해라'라는 신뢰 관계를 만들어둔다. 그래야 인수인계 공백을 줄이고, 나중에 서로 도움 주고받을 수 있다.

이직을 배신으로 보지 않고, 예상 가능한 리스크로 관리하는 팀장이 결국 팀을 지킨다.


팀의 자존감을 잃지 않게 하라

대표가 엉망이면, 직원들은 쉽게 자존감을 잃는다.
우리 회사는 원래 그래. 여기선 아무리 해도 안 바뀌어.
이런 말이 반복되면,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무너진다. 이럴 때 팀장이 줄 수 있는 건 팀 단위의 자부심이다. 대표는 엉망이지만,

“그래도 우리 팀은 다르다.”
“우린 최소한 일은 제대로 한다.”
이런 자존감이 남아 있어야 팀이 살아남는다.

그 자존감은 성과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 작은 약속을 지키는 신뢰, 팀장으로서의 일관된 태도에서 쌓인다.



대표가 문제인 회사에서 팀장은 관리자가 아니라 균형자다. 대표의 폭주를 완화하고, 팀의 사기를 유지하며, 현실적인 생존선을 그어야 한다. 완벽하게 버티는 건 불가능하지만, 팀이 무너지지 않게, 사람의 존중이 남게, 그리고 자신이 너무 상처받지 않게 버티는 법을 아는 게 진짜 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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