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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Jul 19. 2019

Intro: Forget me not 미얀마!

미얀마 레부마을에서 온 편지 한 통

Forget me not 미얀마!

지난 2021년 2월 미얀마에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 어언 1년 9개월이다. 군부의 총칼에 그동안 수천 명의 미얀마인들이 희생되었고 지금도 죽어 가고 있다. 미얀마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잔인한 군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잊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주의 비극을 기억하는 우리는 미얀마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군부 쿠데타에 코로나까지 미얀마는 이제 가고 싶어도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는 나라가 되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비극을 모른 채 할 수는 없다. 그들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길은 미얀마라는 나라를 잊지 않는 것 아닐까? 그런 작은 마음에 그동안 묵혀 두었던 여행담을 꺼내 본다. 


아시아의 변방 미얀마는 대표적인 불교국가로 기나긴 세월 동안 외부와 차단된 채 살아왔다. 한때 버마라는 국명으로 알려졌던 미얀마는 88년 버마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고 들어선 신군부에 의해 국호를 미얀마로 개칭하였다. 그 뒤 개방을 표방하며 국제사회에 다시 등장하였고 몇 년 전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집권함으로써 미얀마에도 봄이 왔나 싶었다. 그러던 미얀마에 또다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것이다. 미얀마 인권 단체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는 최소 2,281명을 살해했고, 15,540명이 체포 당했으며, 민간인 12,406명이 수배 상태라고 한다.(2022년 9월 기준) 미얀마 시민들은 여전히 군부와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무고한 시민들이 죽음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수천 명 시민들이 양곤 거리에서 행진하는 모습 (출처:미얀마 나우 뉴스)

레부마을에서 온 편지 한 통

몇 년 전, 나의 미얀마어 선생님으로부터 미얀마의 시골마을 레부에서 온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 인연으로 나는 미얀마 레부마을 학교에 매월 적은 금액이나마 장학금을 후원하게 되었다. 쿠데타 이후 아이들이 걱정되어 선생님(웨 노에 흐닌쏘 선생은 국내에서 현재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방송이나 SNS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마을 내 군경의 끄나풀로 인해 시민불복종운동을 하고 계신 레부마을 초중고 교사들이 지금 피신 중에 있습니다.’라는 답글이 왔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쿠데타가 일어난 후 내가 한 일이란 오마이뉴스에 간단한 기사 1건 쓰고 간간이 SNS에 미얀마 친구들이 전해준 소식 퍼 나른 게 전부였다. 몇 개월 전 친구인 나준영 기자(한국영상기자협회 회장)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한국영상기자협회도 미얀마 시민들을 돕기 위한 취재, 보도활동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형도 레부마을 관련 기사 하나 써보세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나를 생각하니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일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지금 미얀마 시민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잔인한 군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세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얀마 사람들의 순수와 미소와 미얀마 사람들의 투쟁을 잊지 않는 일이 미얀마 민주주의를 돕는 첫걸음이다. 


나는 미얀마를 두 번(2014년 15일, 2019년 10일) 다녀왔다. 2014년 보름 여행 후일담을 오마이 뉴스에 1년 정도 연재도 했었고, 그 뒤 2019년 다시 다녀온 후 일부 글을 수정하고 일부 글을 첨가하여 브런치에 몇몇 글을 소개하기도 했었다. 내가 지금 미얀마와 특히 레부마을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어떻게 든 미얀마라는 나라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부족한 글이지만 나의 글을 통해 미얀마 시민들과 레부마을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울퉁불퉁 비포장 길로 6시간을 달려가는 깔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버스를 타면 주로 자는 스타일이지만 지나가는 창 밖 풍경이 황홀해 잠으로 허비할 수는 없었다.  

우기임에도 하늘은 맑았고 영화 필름처럼 3D 입체의 몽글몽글 하얀 구름들이  몰려다니며 춤을 추었다. 달리는 버스 속도에 따라 느린 중중모리로 춤을 추다가 잘 트인 평지 길을 쌩 하니 달릴 때는 신나는 휘모리장단으로 휘몰아쳤다. 멋진 하늘을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하늘은 처음이었다. 입체감을 가진 선명한 구름 떼들이 마치 푸른 하늘 사이를 헤엄치는 것 같았다. 정말 황홀했다.'  [본문 '깔로 트레킹'편] 중에서-


만일 이 글들이 책으로 만들어진다면 꼭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책 만드는 과정을 통해 미얀마라는 나라를 알려주고 싶고, 레부마을 아이들도 소개해 주고 싶다. 나는 책의 선한 영향력을 믿는다. 하루빨리 미얀마가 그들의 미소를 되찾길 기원하며 이 글들이 미얀마에 작은 희망의 빛이 되어주길 바란다.


미얀마 레부마을 장학금 수여식:지금 선생님들은 피신 중이다.(사진제공:레부마을 후원회)


미얀마는 어떤 나라?

*국명: 미얀마 연방 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 1989년 이전까지는 국호가 ‘버마’였으나 ‘미얀마’로 변경하였다. 

*수도: 네피도(Naypyidaw), 2005년까지는 양곤(Yangon)이었으나 군사정부는 네피도로 전격 수도 이전하였다.

*지리: 국토 면적은 67만 6천 평방 킬로미터로 한반도의 약 3배에 이른다. 북동쪽으로는 중국, 북서쪽으로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남동쪽으로는 라오스, 태국과 접해 있으며 서쪽으로는 벵갈만(Bay of Bengal), 남쪽으로는 안다만 해(Andaman Sea)와 접하고 있다.

*기후: 남북으로 길게 뻗은 미얀마는 지역에 따라 기후의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대체적으로 열대 및 아열대 기후대에 속하고 전반적으로 고온 다습한 열대성 몬순 기후다. 연평균 기온은 27~28도이며 낮 기온은 연중 30도 이상인 더운 날씨다. 미얀마는 일반적으로 3 계절로 나눈다. 3월~5월까지가 여름에 해당하는 가장 더운 날씨이고 6월~10월 중순까지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리는 우기이며 11월~2월까지가 건기에 해당하며 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간이다.

*민족 구성: 버마족(Burman69%), 샨족(Shan 9%), 카렌족(Karen7%), 라카인족(Rakhine), 몬족(Mon 2%), 중국인(3%), 인도인(2%)이며 그 밖의 까친족, 까야족, 친족 등 135 종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 공용어는 미얀마어다. 소수민족들은 각자 자기 종족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전체 인구의 90%는 공용어인 미얀마어를 쓴다.

 

※'미소의 나라' 미얀마에서는 오늘도 많은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Forget me not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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