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4일. 여행 전야.
떠나기 2주 전부터 캐리어를 열어놓고 뭐가 필요할지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며 짐을 조금씩 싸기 시작했다.
날씨 확인은 필수. 아무리 확인한 들 알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마음이기에 최대한 필요한 것들을 꾹꾹 눌러 담아본다. 평상시에도 보부상 스타일의 사람인지라 혹시 몰라 여분의 보스턴백도 챙겼다. 원래 여행 가기 전 캐리어는 2/3만 채워가는 거라던데 나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다..ㅎㅎ
아무래도 계절 상 옷의 부피가 크다 보니 생각보다 캐리어가 꽉 들어찬다. 이럴 줄 알고 압축 파우치도 샀는데 그다지 소용이 없다.
유럽 여행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들 중 가장 큰 것 3가지는 캐리어 파손과 분실 그리고 돌바닥이라고 하던데. 내 캐리어 괜찮겠지? 집에서 대충 무게를 체크해 본 결과 간신히 비행기에 실어주긴 할 것 같다. 공항 구석에 쪼그려 앉아 만천하에 내 캐리어 속을 구경시켜주고 싶지 않다면 나는 더더욱 신중히 짐을 싸야만 한다.
사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갖고 싶었던 물건 중 하나는 큰 캐리어였다. 정확히 말하면 크고 예쁜 캐리어를 사고 싶었다. 집에는 엄마가 2018년에 유럽 여행을 가면서 산 28인치 캐리어가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장거리, 장기간 여행을 갈 일이 없어 크게 사용하지 않아 거의 새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디자인이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라 모르는 척했지만 결국 공항으로 가는 내 손에 들려진 건 엄마의 캐리어였다.
캐리어가 닫히지 않아 비워내고 다시 싸기를 몇 번 반복하고 나니 드디어 여행 갈 준비가 끝났다.
모든 짐을 현관 앞에 세워놓고 잠자리에 누웠다. 우리는 오전 11시 20분 비행기라 공항에 8시 전에는 도착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 이유는 빠르게 짐을 부치고 면세품을 찾아 라운지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