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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담은 독일 밥상 11월: 슈패츨레 Spätzle

야생 고기와 독일 수제비

by mig

가을이 깊어지는 뮌헨의 11월 풍경은 왠지 모르게 엄숙하고 쓸쓸해진다. 황금빛 물들었던 나뭇잎은 갈색이 되어 온 길을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뒤덮고, 갑자기 겨울이 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른 아침과 저녁에는 찬 공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게다가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서머타임이 끝나면서 날이 더욱 짧아져 오후 다섯 시도 되기 전에 해가 진다.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뮌헨이 있는 바이에른 주의 경우에는 11월 1일 Allerheiligen (만성절) 하루를 제외하면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공휴일이 단 하루도 없다는 점 역시 왠지 힘을 빠지게 한다.


날도 짧고 추운 독일의 11월에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첫 번째 재미는 Wildwoche, 야생 고기 주간이다. 보통 11월 중 일주일, 레스토랑에서 숲 속에서 사냥을 해서 잡은 신선한 야생 고기를 사용한 특선 요리를 선보이는 시기다. 독일에 오고 나서 연례행사처럼 참가(?)하고 있는 루틴이기도 하다. 주로 사슴, 노루, 멧돼지 고기가 주인데 가끔 산토끼나 캥거루, 새 등을 선보이는 곳들도 있다. 우리는 가족 모임으로 즐겨 가는 한 바이에른 음식점에 주기적으로 이 야생 고기 주간을 맛보러 간다. 매번 같은 식당에 가도 매년 메뉴가 바뀌니 지루해지지 않는다. 사슴 버거, 사슴 등심, 멧돼지 구이, 산토끼 샐러드 등등 색다른 요리 덕분에 눈도 입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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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사는 사람. IT 회사 다니며 0세 아기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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