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을 제대로 잘 하는법에 대하여
리더십 포지션에 있든, 그렇지 않든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해야하는 순간은 자주 찾아옵니다. 이때 좋은 피드백은 단순한 의견 전달을 넘어, 상대방의 업무 몰입도와, 일의 생산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회사에서 직급이 높아지고 관리해야 할 사람이 많아질 수록, 직원 한 명과 나누는 대화의 횟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의 대화마다 대화의 질(quality)이 더 중요해지구요. 저 역시 일을 계속해서 해나가며, 이에 대한 고민을 스스로 많이 해왔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제가 활용하는 프레임워크를 공유드립니다.
두가지 관점: To-date와 To-go
피드백은 크게 두 가지 맥락에서 이루어집니다. 시간축을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To-date: 지금까지 해온 것, 성취와 진전
To-go: 앞으로 해야할 것, 남은 과제와 방향
예를들어 To-date 상황에서는, 아래처럼 피드백이 이루어집니다.
"프로토타입 화면 10개 중 8개를 완성했군요. 사용자 피드백도 긍정적이에요."
To-go 상황에서는,
“마지막 2개 화면만 남았는데, 특히 결제 UX가 중요해. 여기 집중해봅시다.”
그리고 피드백 메시지는 두가지의 결로 또 나뉩니다. '칭찬'과 '비판'이죠. 중요한 건 이 둘 중 어느 한쪽만 고집하면 안됩니다. 리더가 맥락을 고려해서 상황에 맞게 조율해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 맥락 요소는 헌신(commitment)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헌신이 낮은 경우는 보통 새로 들어온 사람이나, 프로젝트 초반의 경우에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칭찬이 상대방에게 성취 신호를 주고 자기효능감을 높여 일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To-date 상황에서
"보고서를 이미 절반 이상 정리했군요. 구조가 명확해서 읽기 쉬워서 좋아요."
상대의 성취를 인정해주며, 상대가 더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이미 몰입하고, 프로젝트에 중후반 단계에서 헌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이때는 성취한 것에 대한 칭찬만 강조하면 방심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남은 부분을 To-go 방식으로 ‘구체적 실행지침’과 함께 제시하는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남은 20%는 신규 고객사 확보에 집중해야 달성할 수 있어. B지역 리스트업부터 하자."
To-date, To-go 프레임워크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무엇일까요? 안해야 할 말을 안하는 겁니다. 말은 한 번 엎지르면 주워담기 어렵습니다. 저는 아래 4가지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헌신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게 To-go 남발하기
“이제 겨우 10% 했는데, 90%나 남았어.”라는 식으로 소통을 한다면 어떨까요? 상대에게 압박감만 주고 포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저런식으로 소통했던 경험이 떠오르는 분들이 많이 계실겁니다.
2. 헌신하는 사람에게 To-date만 반복하는 것
“벌써 90% 했네, 훌륭해!”라고만 반복해서 한다면, 오히려 마지막 남은 부분에서 방심하거나 안주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감 직전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구요. 디테일은 마지막 1%에서 나오는 법이고, 리더는 마지막 순간까지 일의 성취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피드백을 해내야 합니다.
3. 성취 대신 결핍으로 표현하기(가장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고작 이것밖에 못했네?”라는 식으로 한다면 상대방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to-date 피드백은 기본적으로 긍정 신호를 전달해야합니다. 조금이라도 성취한 것에 대해 인정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결핍을 강조하게 되면, 상대방에게는 부정적인 감정만 남깁니다.
4. 실행 방안 없는 To-go만 강조하기
리더는 피드백을 할때 반드시 구체적인 실행 지침(actionable feedback)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만약 To-go 피드백 상황에서 “이 속도면 절대 못 끝내.”라고 하면 상대방에게는 대단한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헌신하고 있는 사람에게 무력감과 번아웃을 유발할 수 있구요. 실행 방안을 제시하거나 함께 고민해보자고 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끔씩 어떤 리더를 보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계십니다. '팔로우십'이 문제라고요. 몰입을 못하고, 사기가 저하되고, 일을 꼼꼼하게 마무리 못하는 건 내탓이 아니라구요. 여기가 학교냐라고 하는 분도 종종 만납니다. 결핍과 비교 위주의 피드백을 하는 리더도 많습니다. 리더는 대체로 불안하거든요. 불안을 머금은 말은 보통 뾰족하기 마련입니다.
리더는 누구를 탓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것 보다, 상대를 나와 함께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리더의 말 한마디는, 프로페셔널함의 영역이고, 우리 조직 구성원들이 더 나은 일과 성과를 내게 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이자 변인입니다. 좋은 피드백은 동료들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고, 나쁜 피드백은 오히려 에너지를 앗아갑니다. 더 나은 리더가 되고자 하는 분에게 이 프레임워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