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이 잘하고 있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팀이 지금 잘 하고 있다는 건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주로 제품과 서비스 지표를 떠올립니다. MAU, 리텐션, 체류 시간, 전환율, NPS, CAC, LTV… 이 지표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매출’과 ‘이익’으로 향하는 선행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 지표의 선행 지표는 없을까?
그 답은 ‘팀의 퍼포먼스’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그걸 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높은 퍼포먼스를 내는지는 분명 제품/서비스 지표의 핵심 변인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낮은 퍼포먼스로도, 운의 힘이 크게 작용해 사업이 잘 풀리는 edge case도 있습니다).
팀 퍼포먼스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던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F1: The Movie'입니다. 작전회의에서 다같이 Comba(싸우자)을 외치던 장면 기억나시나요? 브래드피트가 "Plan C is combat"라고 하자, 모두가 Combat(싸우자)을 외치며 호응합니다. 어느날부터 팀원들이 아침마다 함께 러닝하며 팀워크를 다지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각자의 영역에서는 온전히 몰입해 1초라도 줄이려는 사람들의 태도 역시 기억납니다.
팀의 퍼포먼스를 측정할 때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을 볼 수 있습니다. ‘How Psychological Safety Affects Team Performance: Mediating Role of Efficacy and Learning Behavior’라는 연구에서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팀 효과성(Team Effectiveness)을 높이는 매개변인으로 2가지를 제시 합니다.
1. Learning Behavior(학습 행동): 팀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려는 행동 의지입니다. 이 지표가 높은 팀은 대개 고객을 더 깊이 연구하려고 합니다. 지시가 없어도 먼저 고객을 만납니다. 배운점은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나눕니다.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학습하며 개선하고요.
2. Team Efficacy(팀 효능감): '우리 팀이라면 해낼 수 있다'는 효능감입니다. 잘 하는 팀을 만나보면, 효능감이 높다는 게 금새 느껴집니다. 직급과 무관하게 불안감이 없고요. 각자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압니다. 회사의 목표도 대체로 정렬(Align)되어 있습니다. 큰 방향성을 모두가 공유한 채로 브레인스토밍하듯이 창의적으로 일이 진행됩니다. 효능감이 있으니, 어려운 대화도 자연스레 오고 갑니다. 시도하고 도전하고 실패를 공유하고 개선하면서요.
토스 '유난한 도전에서' 남영철님이 조직에서 관리해야 할 가장 주요한 자원은 열정이다라고 한 문장이 기억납니다. 팀 퍼포먼스는 가만히 놔둔다고 저절로 높아지지 않습니다. 리더가 주도하고, 동료가 함께하며, 시도하고 측정해야 합니다. 측정할 수 있는 장면은 다양합니다.
출근은 몇시에 하는지? 데일리 스크럼은 얼마나 하는지, 슬랙에서 대화는 얼마나 주고 받는지, 고객을 얼마나 만나고 있는지, 배운점을 주고는 받는지, 회고는 얼마나 하는지, 칭찬을 서로 잘 하는지, 잘 안돼도 서로 격려하고 개선점을 찾는지, 1:1 미팅은 얼마나 하는지 등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을때, 한 스타트업의 하루를 관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아침에 모두 모여가 짧게 할 일과 목표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각자 업무를 하면서도 모두 고객 영업을 하러 다녔습니다.(모두 개발자인데도!) 그러다가 누군가 영업에 성공하면, 슬랙에 공유되고 모두가 진심으로 기뻐하구요. 돌아와서는 각자의 레슨런을 함께 나눴습니다. 몇가지 장면이었지만, 퍼포먼스가 좋은팀은 이렇구나 확 느껴졌습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면, 우리의 하루를 관찰하고 기록해보면 어떨까요? 팀 성공 방정식의 중요한 요소일 수 있으니깐요. 반대로 좋지 않은 상황이더라도 꼭 관찰하기를 추천합니다. 우리팀의 Learning behavior, Team efficacy를 방해하는 게 있다면 제거해나가고요. 여러 좋은 시도를 반복하며 긴 안목으로 달라지는 팀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