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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Sep 29. 2016

‘워런 버핏’의 성공이 우리에게도 가능한 이유

[서평] 마커스 버킹엄 외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성공한 투자가로 잘 알려진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네브래스카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향해 이런 말을 건넸다.       


“여러분과 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단지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사실입니다. 매일매일 말이죠. 이 말이 내가 여러분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충고입니다.” (34쪽)     


매일 아침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있다는 버핏의 말은 매일매일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고 있다는 말로 바꾸어도 무방하다. 그가 가진 느긋한 성품과 실제적인 사고방식, 사람을 무조건 믿는 성향 등은 투자가로서 약점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독특한 재능을 강점으로 발휘함으로써 사회적인 성공과 더불어 인생의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 억만장자이면서도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등 적극적인 기부활동을 펼치는 그의 행보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의 ‘청년 버핏’으로 불리는 박철상 씨. 주식으로 모은 400억 원대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중학생 때 아버지에게 주식 계좌를 선물로 받은 것을 계기로 모의 주식 투자를 공부하게 되었다는 그는 자신의 성공 요인으로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읽은 책을 꼽는다. 경제, 금융, 정치,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연간 140-150권씩 책을 읽었던 것이 시장을 읽는 눈을 키워준 셈이라고 말이다.      


이렇듯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 대한 꾸준한 노력과 재산의 사회적 기부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욕심 없는 마음, 힘든 시절을 잊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살피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실천에 옮기는 굳은 의지가 그의 강점으로 발휘되어 주식 투자가로서의 성공을 이끌었던 게 아닐까.      


지난해 주식투자와 운용을 전부 중단했다는 그는 오래 전 자신의 꿈이었던 철학을 전공하기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서른 두 살의 나이에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미안하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가 앞으로 학문 분야에서 또 어떤 강점을 발휘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이들처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신의 독특한 강점을 발휘하며 자신감 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이 아닌 약점에 집착하며, 이를 보완하고 극복해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런데 만약 워런 버핏이 자신의 느긋한 성품과 사람을 무조건 믿는 성향을 고치려 했다면 자신만의 독자적인 투자법으로 성공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다. 골프 천재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 역시 자신의 취약한 칩샷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만 몰두했다면 자신의 뛰어난 강점인 스윙을 완벽하게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 자신이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인간이 가진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엉뚱한 데 에너지를 소비해 버리면 정작 꼭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책을 쓴 목적이 모든 조직에서 ‘강점 혁명’이 일어나도록 하는 데 있다고 했지만, 이는 개인의 차원에서도 유효하다. 오히려 개인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발휘함으로써 일과 삶에서 만족과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되면, 조직 또한 이 강점을 기반으로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책에는 지난 30년간 200만 명을 대상으로 그들 각자의 강점을 인터뷰하고 얻은 결과를 토대로 34가지 강점 테마가 소개되어 있다.      


개발, 개별화, 공감, 공정성, 긍정, 미래지향, 발상, 배움, 복구, 분석, 사교성, 성취, 수집, 승부, 신념, 심사숙고, 연결성, 자기 확신, 적응, 전략, 절친, 정리, 존재감, 주도력, 지적사고, 집중, 책임, 체계, 최상화, 커뮤니케이션, 포용, 행동, 화합, 회고     


저자는 서문에서 이 34가지 테마를 피아노 건반에 비유하며, 여러 개의 건반이 조합을 이루어 모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것처럼 “적절한 통찰력과 이해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조합을 통해 각자의 삶을 연주하는 데 필요한 고유한 테마들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슷한 강점을 가졌더라도 그 조합이 다양하므로 우리는 제각기 다른 삶을 사는 특별한 존재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강점이란 무엇이고, 강점을 발견하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저자는 강점을 ‘한 가지 일을 완벽에 가까울 만큼 일관되게 처리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며, 강점의 핵심을 재능에 두고 있다. 타고난 재능에 습득한 지식과 기술이 더해짐으로써 강점으로 발휘된다고 본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재능’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나 소질’이라면, 타고난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강점을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저자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자.      


시냅스란 뇌 세포(뉴런이라고도 불린다)끼리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연결한 부분을 일컫는다. 뇌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가느다란 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경학 교재에도 나와 있듯이 “인간의 행동은 뉴런 사이의 상호 연결이 얼마나 적절하게 형성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시냅스에 대해서 알아야만 재능의 반복되는 패턴을 이해할 수 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시냅스는 재능을 만들어낸다. (73쪽)     


만물을 이해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의 ‘감각’, 즉 사고⋅감정⋅행동의 반복적인 패턴은 사람마다 다른 독특한 뇌회로에 의해 야기된 것이다. 뇌회로는 어떤 자극에는 반응하고 다른 자극에는 집중하고, 다른 자극은 놓치게 만들어, 세상 만물을 분류하고 걸러내는 필터 작용을 한다. (77쪽)      


그저 ‘타고난 능력’이라고 여겼던 재능이 시냅스의 연결, 즉 뇌회로에 의해 형성된다는 저자의 관점이 새롭다. 이 관점에 따르면 ‘재능’은 ‘생산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고, 감정, 행동의 반복적인 패턴’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사고, 감정, 행동의 패턴이 있다고 생각하면 좀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각자의 재능이라면, 누구에게나 타고난 재능이 있고, 그 재능은 제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놀랍게도 말이다.     

 

그렇다면 이 재능을 개인이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저자는 개인이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 서는 시간을 두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보이는 무의식적이고 자발적인 반응을 관찰하고, 자신이 동경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어떤 영역에서 뛰어난 학습속도를 보이며 만족감을 느끼는가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돕기 위해 ‘스트렝스파인더 프로파일’을 제공한다. 책마다 유일한 ‘ID코드’(한번 사용한 ID코드는 재사용 불가)를 부여하고 프로파일을 통해 개인에게 자극을 주고, 반응을 관찰한 후,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주어진 질문에 대해 두 가지 답변 중 자신에게 해당되는 하나를 고르면 된다. 무의식적이고 자발적인 반응을 통해 우리가 가진 재능(강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인 셈이다.      


물론 이렇게 얻은 결과가 우리의 강점을 명확하게 설명하진 못할 것이다.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자신의 반응을 측정한다 해도 숱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지식과 기술을 통해 재능을 다듬어 나가는 일(강점을 발휘하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재능을 발견하려는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안에 숨겨진 재능을 찾지 않는다면, 우리는 평생 자신에게 미안해하며 살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 책 정보 - <위대한 나의 발견 ⋆ 강점 혁명> (마커스 버킹엄, 도널드 클리프턴 지음, 윤봉락 감수, 박정숙 옮김/ 청림출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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