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들의 결혼식을 앞두고 남편의 와이셔츠를 사러 갔습니다.
오전이어서 그런지 백화점은 한산했어요.
D메이커를 주로 입던 남편이 이번에는 Y메이커로 갔습니다.
남편이 와이셔츠를 입어보는 사이 직원이 결혼하는 자녀가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하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아들이라고 대답해 줬습니다. 그런데 점원분 깨서
"저의 아들은 30이 넘었는데 결혼할 생각을 안 해요."
하면서
"저는 딸도 있는데 아들은 결혼했으면 좋겠고, 딸은 결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물어봤어요.
"딸은 결혼하면 고생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불합리한 생각이 어디 있냐고 했더니, 결혼해서 살아보니 남자들은 결혼하는 것이 편한데 여자는 너무 고생을 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저의 친한 친구도 본인은 시집살이를 하지 않았는데도 집안일 챙기는 게 얼마나 많냐고 하며 딸은 시집 안 갔으면 한다고 했는데 그 친구의 딸은 결혼했고 아들은 아직 결혼을 안 한 것이 생각이 납니다.
“엄마의 마음이니 그럴 수 있죠.”
라고 말을 했더니 그분은 자신의 자녀를 보았을 때 아들은 편할 것 같고, 딸은 힘들 것이라고 생각을 했답니다. 아직 그분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모르고 계신 듯했습니다.
40년 전 직장에서 해외연수를 대만으로 다녀온 분이 한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것을 감사한다고 하시며 대만에는 결혼한 남성들은 퇴근해서 집에 오면 가사며 육아를 담당하는 것을 보고 왔다며 앞으로 부인한테 잘해줘야겠다고 연수소감을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듯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여러 나라들은 20세기 후반부터 남녀평등의식이 높아지면서 남자들의 가사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달로 다양한 정보와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화하고, 가사나 육아분담에 대한 인식도 점점 바뀌는 추세입니다. 앞으로 SNS를 통해 이런 트렌드가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음을 기성세대들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