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전직장과 전직장 동료들을 돌아보며 떠오른 소회
명절을 맞아 전직장 동료분들께 오랜만에 안부를 전하게 되었었습니다. 언제나 회사를 자주 옮긴 것이 부끄러운 이력이지만, 그래도 그 과정들이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은 항상 어느 회사에 있었을 때마다 선한 동료들, 실력있는 동료들 덕분에 성과를 이어올 수 있었던 덕이 컷었기에 늘 고마운 분들이 많은데 평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못 드리다가 이렇게 명절을 빌어 짧게라도 생각나시는 분들께는 안부를 전하곤 합니다. 작년 어느날에는 전 직장 근처를 갈 일이 있어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고 사무실에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반가워 해주시면서, 서로의 근황도 묻고 회사 소식도 들으면서 따뜻한 정을 느끼고 왔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직을 하면서 단 한번도 사람 때문에 이직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이전 글들에서도 적어왔지만 사람 때문에 하는 이직, 특히 상사 때문에 하는 이직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밝혀온 적이 있었는데요, 이직을 할 생각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정말 회사에 머무는 동안의 인간관계는 잘 만들어 놓아야 함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사람 때문에 하는 이직은 만족스러운 이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인 기업을 다니지 않는 이상 모든 조직생활에서 특히 회사리는 울타리에서 만난 사람들간의 관계는 여러 회사 다녀봐서 알지만 그 생리나 관계의 매커니즘은 정말 똑같습니다. 즉, 사람 때문에 이직을 하게 되면 언젠가 또 조직관계로 고충을 겪을 확률이 높고 좋은 관계로 바꾸어갈 스스로의 역량이나 체력이 결코 길러질 수 없습니다.
평판조회 단계를 위해서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평판조회는 크게 오픈형과 히든형으로 나뉘는데 오픈형은 내가 직접 ‘이사람에게 물어봐주세요~’ 라고 복수의 사람들을 인사팀이나 헤드헌터에 제공할 수 있지만, 히든형은 평판조회를 하는 쪽에서 그 오픈형인 사람들에게 한번 더 한다리를 건너 다른 불특정다수의 내 동료에게 추가로 평판조회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골고루 인간관계를 잘 형성해두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정말 최악의 경우에는 오픈형임에도, 즉, 나에게 유리한 말을 해줄 만한 내 우군들을 여러명 적어내려 할 때에도 그조차 적지 못해버릴 수도 있는데 그럼 정말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며 이직의 성공으로도 이어질 수 없을지 모를 일이겠죠.
마지막으로는 이직 이후에도 중요합니다. 이직이라는 것이 합격을 하고 끝이 아닙니다. 그건 성공적인 이직이 아니겠죠. 이직 후에도 안정적으로 내가 정착을 하는 단계까지 이어져야합니다. 이직 후에는 꼭! 어느 회사에서건 전직장 동료에게 업무적인 부문에서 자문을 구하거나 현황을 살피거나 동향을 살피거나 하기 위해서 위에서 누가 시켜서든, 아니면 내가 급해서든 연락할 일이 한번 이상은 무조건 생깁니다. 정말 신기하게도요. 내가 지나왔던 내 경험들을 다시 재활용하고 발전시켜서 새 회사에서도 업무를 적용해보려 하는데 그에 대해 기억이 휘발되었거나 자세히 다시 확인을 해야할 거리가 있거나 어찌되었든 한번쯤은 연락을 하게 되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럴 때에도 당연히 회사를 떠나면서도 전 회사의 동료들과의 유연한 관계유지가 필요하기에 직장내 동료들과의 관계형성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시 정리하지만 이직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떠날 마음을 갖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현재 남아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언제나 더 소중한 인연으로 항상 하루하루 잘 유지하려는 노력과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저도 그렇다고 엄청 사람관계를 베스트로 쌓아가는 위인은 못되는 지라 방법론 까지 이 글에서 밝히기는 어렵지만^^; 확실한건 그렇다고 사내 정치를 열심히 하라는 뜻도, 매일 회식하면서 어울리고 다녀라! 이런 뜻은 아닙니다.
참고로 저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그런 것 잘 못하는 유형인데 대신 회사생활 하면서 최소한 적을 만들지 말자는 마인드로 누가 업무상 도움을 요청하면 바빠도 항상 들어주려고 노력했고, 또 실제로 성격검사를 해보면 F에 가까운 성향이지만서도 회사에서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면서(너무 좋은 감정을 다 좋은대로 다 드러내게 되면 그 좋은 감정이란 자연스레 온도차가 사람마다 생기기 마련인데 그러면 누구와 더 친하고 누굴 더 좋아하고 등의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느꼈고, 싫은 감정은 당연히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왔기에 갖게된 개똥철학) 지내왔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네요.
어찌됐건 저마다의 방식을 꼭 발휘하셔서 어느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든 무탈한 대인관계력을 만들어가시기를, 명절 때 오랜만에 연락을 드려도, 가끔 안부는 물을 수 있는 정도는 만들어가시는 분들이 많아지시기를 바라며 오늘 글은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