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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마법은 매일 일어난다.

by 소소


바람이 유난히 맑은 날이었다.

그녀는 문을 열었고, 작은 바람이 그녀의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집 안 구석구석을 다녀온 바람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했다. 이 방, 저 방 문을 열며 다시 확인하는 서윤의 눈가에는 아주 작고 고요한 미소가 앉아 있었다. 살아낸 시간들이 증명처럼 새겨진 얼굴에는 그 모든날 들을 통과한 잔주름이 함께 했다.


“고객님, 계약 완료됐어요. 축하해요.”

부동산 중개인의 말에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어떤 거창한 결심도 없었다.

그저 아주 천천히, 조용히.

어느새 그녀는 햇살이 드는 집에 도착해 있었다. 창문 너머로 빛이 흘러들었고, 그 빛을 바라보며 서윤은 처음으로 살아낸 자신이 기특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 해주신 신에게 조용한 감사를 전했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마음에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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