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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열 Mar 21. 2017

꽃보다 할배 일본 벚꽃 유람기

꽃보다 할배 1 / 일본 오사카 고베 교토편


꽃보다 할배 그리고 벚꽃


이러다 친일파가 되는것은 아닐지 ? 일본여행이 요즘 들어 이리도 빈번 해지니. 여행의 목적을 좋은 것을 보기 보다는 다름을 느끼기 위함에 최고의가치를 두는 나에게 일본은 그리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니었다. 적어도 지난해 까지는 그랬다.


비행기로 한 시간여의 시간이면 닿는 일본이지만 그 동안 비즈니스로 동경이나 오사카를 가끔씩 다니곤 하였지만 우리와 너무도 닮아 있는 일본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게 사실이었다.


지난 여름 동경에서의 업무를 마치고 도심을 벗어나니 일본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와는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그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하니 일본이 여행지로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꽃보다 할배 그리고 벚꽃"이다.


나이가 오십을 넘어가면서 시간의 흐름이 가속이 붙었음을 체감한다. 지난해 고교 졸업 30주년 행사 때 오랜 친구들을 만나면서 들었던생각도 고교 시절의 빛나던 청춘이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30년이 넘게 흘러 갔음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이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의식하지 않았던 인생의 의미가 이제는 마음속에 와 닿기 시작하니 가족들과 추억 만들기도 의지를 갖고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흐르면 돌이킬 수 없고 추억은 돈으로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 그리고 오랜 시간 타지인 서울에서 대학시절 조카를 자식처럼 돌보아 준 고모님과의 추억 만들기를 계획한 것이 이번 일본 여행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자세하게 여행 일정을 잡은 것은 없었다. 여행 날짜, 비행기표 예매, 렌트카예약, 호텔 예약 그리고 온천, 교토 벚꽃 정도만 머리 속에담았다. 그리고 나머지 여백은 여행의 의외성이 채워 주리라 믿었다.


자연이 사람의 계획에 맞출 수는 없기에 좋은 날씨를 허락하기를 하나님께 기도 할 따름 이었다. 일본 천년 고도 교토에 숙소를 구하려 했으나 계절이 계절인 만큼 호텔 숙박비가 만만치않아 수십키로 떨어진 고베에 호텔을 예약하고 렌트카로 오고 갈 계획을 잡았다.


화창한 날씨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세상을 만끽하고 하루의 피로를 온천에서 풀고 수년간 나누어야 할 대화를 3박4일 동안 부모님과 고모님과 나누는 이상적인 여행을 꿈꾸었다. 그러나 일기 예보상 그곳의 날씨는 초겨울과 같은 이상 기후에다 비까지 뿌릴 예정이라니 어찌 사람의 노력으로 하늘의 뜻을 꺾을 수 있을까?



금강산도 식후경 ! 여행도 배부르고 마음도 편해야 !


여행이 항상 즐겁고 설레이는 것만은 아니다. 어른들과의 일본 추억 만들기 여행을 눈앞에 두고 사업적으로 어려운 일이 생겼다. 여행을 떠날만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생전 처음 자식과의 해외 여행에 들떠 있을 부모님을 생각하니 여행을 취소하기가 힘들었다. 비행기표 렌트카 호텔 비용도 미리 결제한 것도 그 이유를 보태기도 했지 마음이 편치 않아서 그런지 떠나는 시점부터 두통이 시작되었다.



새벽에 서둘러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7시였다. 큰아들과의 첫 해외여행에 부모님은 설레임과 긴장이 엇갈리는 듯 상기된 모습 이셨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9시 비행기에 오르니 2시간만의 짧은 비행은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공간 이동 시켰다. 입국장은 인산 인해였다. 나름 여행을 많이 해보았다고 자부하지만 이런 입국 수속은 처음이었다. 두시간이 넘는 시간을 입국장에서 소요하니 벌써부터 마음도 몸도 지쳐 갔다.



공항에서 점심을 먹고 렌트카 회사에 가서 예약한 차를 픽업하니 벌써 두시가 넘었다. 일본 특유의 앙증맞은 박스카 큐빅과 3박4일을 함께 한다는 설레임 보다는 자동차 핸들 위치도 우리와 다른 일본에서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숙소가 있는 고베까지 네비게이션으로 거리를 확인해 보니 70키로가 넘었다. 예상한것보다는 먼거리 였다. 고베를 여행하는것이 큰 비중을 두지 않았기에 단지 숙소때문에 먼거리로 이동해야만 하는것이 부담으로 다가 왔다.


고속도로에 접어드니 찌뿌른 하늘에 바다는 회색 빛에 물들어 있고 가는 내내 바닷가에

자리잡은 울산이나 여수 화학 공단 지대를 지나는 듯 굴뚝에서는 연기를 내 뿜고있었다.


네비게이션은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헤메고 뒤 좌석에 자리한 모친께서는 불평의 소리를 드러내시고. 마침내 도착한 호텔에 들어서 방문을 열어 보니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부킹 닷컴을 통해서 본 이미지와 너무도 다른 일본 싸구려 호텔의 전형적인 방은 비좁고 잠이외에는 할 것이 없는 호텔. 득템이라 생각 했는데 숙소마저 실망스러우니 머리가 더욱 아파왔다. 이 난국을 어찌 헤쳐 나갈지 걱정스러웠다.


패키지 보다는 자유 여행을 즐기기에 여행을 시작하기 전 대략적인 일정 외에는 세세하게 계획을 잡지는 않는다. 바쁜 탓도 있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의의성 이라는 여행의 동반자를 만나기 때문이었다.


고베로 오기전에 오사카 성에 들려 벚꽃의 정취를 느끼고 싶었는데 입국장에서의 지체로 이 계획이 틀어졌다. 그래서 이 계획을 건너뛰고 저녁에 계획한 일본3대 온천으로 유명한 아리마 온천으로 향했다.



고베를 빠져나오는 길에서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 이십여분을 달리니 산 너머로 호텔 숲이 보이기 시작한다. 온천 지대에 다다르니 지난 2월딸 아이와 다녀왔던 큐슈 지역의 우레시노 온천과는 분위기부터가 사뭇 다르다. 관광지에 온 듯 큰 호텔들이마을 초입부터 빼곡하고 마을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꽤나 운치가 가득하였다.

벚꽃이 마을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나 봄날의 정취를 더 하였다. 그러나 피부로 느껴지는 날씨는 초겨울 날씨다.


일본에 오면 항상 느끼는것이 도심을 벗어나니 일본이 보였다. 이곳 온천 마을 아리마에 오니 일본 특유의 목조 건물이 산길 골목을 따라 빼곡하였다.



이태리의 골목길을 걷듯 일본 특유의 골목길이 정겹고 이채로왔다. 계곡길을 따라 고급스런 식당과 카폐가 보이고 전통 료관들이 이 온천 마을의 정취를 더욱 풍기고 있었다.



꽃보다 따님 일본 유후인 스토리


계속 꽃보다 따님 일본속의 네덜란드 스토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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