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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나쁜 애비야

*photopoem.휴*

by 김휴

바람, 나쁜 애비야


바람이 그렇게 아파하더니

나를 버리고 도망가버렸다


태어나면서 고아가 된 나는

말을 배우지 못해서


새의 울음, 구름의 흐밍

꽃의 수화,

나무의 무언극을 배웠으면서도


가르마를 타기 시작하면서

맑은 장르의 것들을 믿지 않았다


젖이 불은 달이 찾아왔을 때도

나의 출생을 고백하지 않은 바람은


나쁜 애비야!


가여운 것들은

포옹하는 법도 잊어먹었으므로


내가 그의 자식이라는 것을

커밍아웃해야 될 모양,


바람은 바람일 수밖에 없다고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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