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oem.휴*
룰루랄라 네이버 2
-복숭아뼈 껍질이 자꾸 벗겨져요-
일 분에 문자 삼백만 개를 날리는 너는 거룩하다
새벽배송으로 주문한 생일파티는 프레쉬해서 너의 젖가슴에 둘러앉아서 해도 무난하겠다
그리고 “너는 그의 입이며 내가 키스했노라” 베드로의 문자를 받았다고 고백을 하자
마침내 여우의 온라인판매가 시작되었다 모멸감을 위한 사이즈는 금방 품절이 되었다
여우를 구입한 그들은 생이 부드러워졌다
편지지를 구겨 눈물을 닦지 않아도 되었고 치명적인 연애를 엮어내는 기술을 익혔다
두려우면서도, 한없이 자유로웠던 옆집 계집애의 수십 개 피어싱을 부러워했다
너의 이름을 게시판마다 갈겨놓고 도망 다니던 그때는 너를 배신 중이었다
바탕화면에 너울너울 너의 몸을 벗겨놓고 터치는 서로에게 사치였다는 것을,
붕숭아뼈 껍질이 자꾸 벗겨진다며 나는 자유게시판에 질문하고
너무 뻔뻔한 것들에게 일어나는 증빙이라고 답을 받았다
나는 배신감으로 스무 권의 책을 단숨에 읽었다
내 연민에 날파리떼들이 새까맣게 날아다녔다
변기통에 앉아서 가입했던 카페가 폐쇄되었다
중고 게시판에 걸어두었던 빨간 팬티는 여우 심장으로 만들었다고 밑줄을 쳤다
순식간에 팔려나갔고 덤으로 주던 악성댓글도 바닥났다
반품된 여우에 대해 우울해하면서
벗겨진 내 복숭아뼈는 너무 외로워서 그런 거라 반박 글을 올렸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