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 모를 불안한 재택근무 중 회사에 출근했다. 미팅이란 이름으로 동료와의 수다 타임을 갖기 위함이었다고 하면 너무 솔직한 걸까. 아무튼 회합이 이뤄졌고 소소한 이야기가 쌓여간다.
따지고 보면 공통 관심사(성향도 상황도 다르니)가 그다지 많지 않은 둘이지만, 회사 이야기가 깔리면 또 서로 담당하는 일과 관련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은 둘.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어쩌다 내 머리 이야기가 테이블에 오른다.
흰 머리가 많단다. 아니 정확히는 많아 졌다나. 그럴거다 나이는 자연스레 먹고 있고 딱히 흰 머리에 신경을 쓰며 사는 게 아니다보니 염색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아무런 조치 없이 하루씩 더 는거겠지.
남녀 사이가 아니라 회사에서도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정설처럼 얘기되는 시대에서 이렇게 한 발 또 한 발 물러서서 사는게 나답다 싶다가도 괜찮은 거겠지하는 생각을 한 번 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난. 세상 위에서 여전히 줄타기 중인 모양이다.
혼자 있을 때는 눈에 안 띄지만, 함께 있으면 금방 들키고 마는 흰 머리카락 같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