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할 때는 원고를 준비하라
사진출처: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메모 방법 6가지는? < 칼럼 < 기사본문 - 한국강사신문
나는 종종 사람들이 나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종교가 없다고 해서 도덕적 나침반이 없는 사람이 아니며, 정치적 사안에 무관심하다고 해서 세상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내 모습이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 우리는 준비 없이 많은 말을 한다. 질문을 받으면 즉석에서 대답하고, 의견을 구하면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 대로 말한다. 하지만 이런 즉흥적인 발언들이 내 진짜 생각과 가치관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나타나는 내 모습을 되돌아보면, 여러 모순적인 부분들이 보인다:
일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 이익이 걸린 부분에서는 그 일관성을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자존심은 있어서 논쟁 상황에서 우기기는 하지만, 결국 나중에 후회하는 약한 마음도 공존한다.
스스로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내가 하기 싫은 일은 어떻게든 핑계를 대서 회피하는 기술이 발달해 있다.
이런 모순과 불일치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원고 준비'이다. 중요한 말을 해야 할 때, 미리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써보는 것은 놀라운 차이를 만든다. 원고를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할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보고, 논리적 일관성을 점검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는 과정이다.
일관성 유지: 미리 생각을 정리함으로써 상황에 따라 변하는 입장이 아닌, 나의 핵심 가치에 기반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감정 조절: 즉흥적인 반응에서 오는 감정적 과잉이나 후회할 말을 줄일 수 있다.
명확한 전달: 복잡한 생각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자기 성찰: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내 생각의 모순점이나 개선할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모든 대화에 원고를 준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자리, 의미 있는 대화, 갈등 상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미리 내 생각을 정리해 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이것은 휴대폰 메모장에 간단히 요점을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특히 자녀들과의 대화에서 이런 준비는 더욱 중요하다. 우리의 말 한마디가 그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 난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 대신, 잠시 시간을 두고 내가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가치와 사랑을 담은 말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고를 준비하는 습관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진정성 있는 표현을 위한 노력이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명확히 하는 과정이다.
종교가 없어도, 특정 정치 성향이 없어도, 나만의 명확한 가치관과 인생관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원고가 필요하다.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생각하기 전에 글로 써보는 습관이 결국 내 삶의 일관성과 진정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말하는 것은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글로 쓰는 것은 생각을 다듬는 것이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도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중요한 말을 해야 할 때는 시간을 두고 생각을 정리하라고 말이다. 충동적으로 내뱉은 말은 후회로 이어지기 쉽고,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소통은 준비된 마음과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과 행동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자. 말로는 일관성을 주장하면서 이익 앞에서 그 일관성을 버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자존심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싫은 일을 회피하기 위해 핑계를 대기보다는 정직하게 자신의 선택을 마주할 수 있도록.
원고를 준비하는 습관은 단순한 말하기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정직하게 표현하는 삶의 태도다. 그리고 그런 태도가 결국 더 진실된 관계와 의미 있는 삶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