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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者存? 存者强?

강한 게 강한 게 아니다.

by 혜운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오늘 유명 정치인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타살의 흔적은 없다고 한다. 놀란 마음과 함께 오래전 젊은 날 겪었던 비슷한 충격들이 문득 떠올랐다. 그 시절, 이름난 인물들의 연이은 비보가 한때 유행처럼 번졌었고, 베르테르 증후군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것도 그 무렵이었다.


젊은 시절, 돈과 명예는 물론 승리는 늘 강한 이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었다. 살아남으려면 강해야 한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나 자신을 끊임없이 몰아붙였던 기억이 난다. 도움이 필요하거나 지쳤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패배를 인정하는 것 같아, 그런 모습을 스스로에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세상에 나를 새겨 넣겠다는 오기와 자신감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던, 겁 없던 젊음이었다.


오늘 세상을 떠난 정치인의 아들 모습에서, 문득 오래 전의 내 모습을 보았다. 남 못지않은 경험을 가졌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그 젊음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무겁게 했다. 내 아이들과 같은 나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젊음의 확신과 용기가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위태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그 젊음이 흔들리더라도 잘 견디고 일어서길 바란다. 내 아이들 역시 그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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