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내 삶은 작은 실패들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원래 인생은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 실패들이 너무 아파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 같은 거다.
그런 내가 매번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외우던 주문 같은 게 있는데, 바로 제목에 쓴 말과 같다.
아브라카다브라
말한 대로 이루어지리라!
우리 삶이 내가 원하는 대로 가는 것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 내가 원치 않는 순간들도 꾹 참아야 하고 내가 너무나 간절히 바라던 순간은 찰나처럼 지나가버리기 일쑤이니 어느 한순간이라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까?
하루 중 가장 많이 보내는 공간은 아무래도 직장일 테고, 그 안에서 매일 보는 얼굴들과 웃으며 지내도 모자랄 판에 서로를 시기질투 하는 인성이 바닥인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나의 하루가 모자랄 판이다.
나의 첫 번째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바로 간호사를 하고 싶지 않았던 그때의 나이다. 너무 큰 두려움이 몰려왔고, 또 사주를 봤더니 나는 의료진처럼 아픈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내가 아플 팔자라면서 차라리 선생을 해야 잘 산다고 하는 말에 귀가 솔깃했었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간호사를 하다간 내가 먼저 골로 갈 거 같았다. 그래서 실습을 앞둔 어느 날 엄마에게 말했다. 그러나 앞길이 막막한 내게 뾰족한 다른 대안은 생각나지 않아서 그대로 꾹 참고 졸업을 해야 했다.
두 번째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들어가는 곳마다 나를 시기하는 사람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바로 병원이다. 취업은 정말 잘 되더라. 내 경력이 짧아도 원서만 넣으면 면접 보러 오라며 여기저기서 불렀다.
근데, 그렇게 불러주니까 나갈 때 아쉬운 게 없었다.
" 내가 여기 아니면 갈 때가 없을 거 같아?" 이러면서 나온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이가 드니 원서를 넣어도 오라는 곳도 없고, 역시나 나이보다 한참 떨어진 경력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세 번째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내게는 수많은 실패들 중 가장 많이 그리고 아프게 이별을 경험했다. 그래서 더 많이 아파진 것도 같다.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기도 하고, 밥도 잘 못 먹어서 살이 쭉쭉 빠져가고, 밤과 낮이 바뀌는 생활이 지속되는 거의 반은 영혼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느낌으로 살아갔다.
그런 상태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뭐가 재미있겠는가? 그때 나를 정신 들게 한건 타로였다. 지금보다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그 당시 타로는 신비로운 세계였고, 내가 속해 있는 이 세계보다 더 좋아 보였다. 그렇게 타로에 입문하며 새로운 세계에 대해 알아보다가 빠져들었다.
그러자 나의 마음이 단단해져 갔고, 조금씩 변화하게 되었으면, 타인에 대한 이해도 높아져갔다.
마지막으로 내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지금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사라지만 나는 지금 너무도 힘든 강을 건너가고 있다. 그래서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넘어지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도망치고 싶기도 하다. 다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나는 모르겠다 싶은 심정이다가도 또, 이러면 안 되는데라며 정신을 바짝 차리기도 한다. 오락가락 정신없는 마음에 더 정신을 못 차리는 중이다.
근데 어쩌랴? 이게 내 인생인 것을
그 누가 대신 살아 주지 않음을 나는 더 잘 알지 않는가?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내 인생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다 포기하는 게 맞는 걸까?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더 좋아질 거란 믿음을 가지고 다시 살아가는 게 맞는 걸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말하는 대로 인생은 흘러가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도 남들과는 다르게 힘들지 않게 말로 상담을 하는 상담실장이 되었고, 연봉도 높다. 여러 가지 경험들로 상담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고, 임기응변도 강해졌다.
무엇보다 타로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한 후부터 내가 싫어지지 않았다. 나를 사랑하는 건 참 어렵지만 그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 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나아지는 내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