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이가 만들어낸 큰 차이
준플레이오프는 LG트윈스의 3승 1패 승리로 끝났다. 와일드카드전을 힘겹게 치르고 올라온 LG는 오히려 기세를 올리며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고 있는 NC다이노스를 만나기 위해 마산으로 향한다.
플레이오프까지 남은 시간은 3일.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 기세가 올라 있다는 점 등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마산으로 향하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경기를 펼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와일드카드전부터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총 다섯 경기에서 한 가지 공식이 만들어졌다. 선취점을 올린 팀이 해당 경기 승리팀이 된다는 공식이었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선취점을 올린 기아가 승리했고, 2차전은 9회말 결승득점이자 선취점을 올린 LG가 승리를 거두었다.
준플레이오프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였기에 4차전은 선취득점을 어느 팀이 올릴 것이냐가 관건이었다. 어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취득점을 한 팀은 넥센히어로즈였다. 2회 초 흔들린 류제국을 난타해 무려 4득점을 해 냈는데, 이는 넥센히어로즈에게는 희망을, LG트윈스에게는 불안한 기운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점수였다.
1,2점이었다면 모르겠지만 무려 4점을 내주었고 아직 이닝이 많이 남은 탓에 추가 점수를 얼마나 내줄 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LG트윈스는 이른 불펜진 투입으로 넥센 타선을 틀어 막았고, 이것은 추격의 발판이 되었다. 결국 LG트윈스는 선취점 = 승리라는 공식을 깨고 4차전 승리를 거머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 뿐만 아니라 단기전에서는 세밀한 플레이가 중요하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나 주루 미스 등이 하나 나올 때마다 분위기가 상대편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만약, 그런 플레이들이 실점으로 연결된다면 더더욱 분위기는 상대팀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LG트윈스와 넥센히어로즈 양팀 모두 준플레이오프에서 자잘한 미스들이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LG트윈스가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미스라도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LG트윈스는 쫓아가야 할 때 쫓아가지 못하거나 도망가야 할 때 도망가지 못하는 미스를 저질렀다. 생각 외로 실점의 빌미가 된 미스는 많지 않았다. 스스로 분위기를 다운 시키는 미스였다. 즉, 이미 기세가 넥센 쪽으로 넘어간 상태에서의 미스가 오히려 더 많았다.
반대로 넥센은 추격의 빌미를 제공한다거나 추격을 허용하는 미스, 즉, 상대에게 기세를 넘겨주는 미스를 많이 저질렀다. 스스로의 분위기를 다운 시킨다는 의미에서는 비슷할 수 있으나 흐름을 빼앗지 못하는 미스와 흐름을 넘겨주는 미스는 큰 차이가 있다.
LG트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차이는 여기에서 갈렸다고 본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LG트윈스가 경기 팀타율에서 넥센히어로즈를 앞섰던 경기는 4차전 단 한 경기 밖에 없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넥센히어로즈는 높게는 1할 가까이 LG트윈스보다 타율이 높았다.
하지만 3차전까지 전적은 LG트윈스의 2승 1패 리드였다. 타율이 높았음에도 LG가 리드를 가져갈 수 있었던 데에는 투수들의 위기 관리 능력도 한몫 했겠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좀 더 높았다고 봐야 한다.
1차전에서 넥센이 때려낸 안타 수는 11안타였다. 그럼에도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11안타를 치고 무득점을 한 것은 포스트시즌 신기록인데, 종전은 삼성이 8안타를 치고 무득점에 그친 경기였다.
산발적으로 안타를 많이 때려냈으나 적시타가 터지지 않는다면 경기는 이길 수 없다. 이번 시리즈에서 넥센의 타선 응집력은 좋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조금 더 집중력이 높았던 LG트윈스 타선이 시리즈 승리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와일드카드 1차전부터 준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LG트윈스는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했다. 2차전 우규민과 4차전 류제국을 제외하면 여섯 경기 중 네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최소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불펜진이 투입된 경기에서도 김지용과 임정우로 이어지는 필승계투를 아낄 수 있었는데, 그것이 4차전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LG트윈스 못지 않게 넥센히어로즈 역시 불펜진이 탄탄한 팀이다. 그렇지 않고는 정규리그 3위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독 넥센히어로즈 불펜진이 LG에 약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루 상황에서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내준다던지 결승타가 터진 8회 말 연속 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던지 하는 점을 보면 심적으로 불펜진의 부담감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LG트윈스 불펜진은 체력을 아끼고 올라온 가운데 기세가 올라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심적 부담감이 좀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전에서 베테랑인 봉중근과 이동현의 호투가 4차전 윤지웅, 진해수 등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투수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불펜 싸움에서 넥센을 압도한 LG트윈스가 결국 시리즈 전체를 가져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NC다이노스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비록 1차전에서 테임즈가 못 나오고 팀 전체적으로 악재가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선수단 전체를 단단하게 묶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수비력은 물론이고 타선의 짜임새에서 앞선 기아나 넥센보다 한수 위에 있는 팀이기에 LG트윈스 입장에서는 단순히 한껏 올라간 기세만 가지고 상대하기에는 벅찰 수 있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시점에서 LG트윈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몇몇 세밀함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든 3연승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NC도 불안요소가 존재하고, LG트윈스 역시 불안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승패를 주고 받는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21일 금요일 마산에서 열린다. 과연 부담을 덜 수 있는 첫 경기 승리를 가져가는 팀은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