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통한다. 항상은 아니고 가끔
십 수년 전, TV 전성시대에 '진심은 통한다'라는 광고 슬로건이 있었습니다. 진실은 '진심은 통한다' 앞에 한 단어를 더해야 합니다. '가끔'. 이상과는 다르게 실력과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자주 있습니다.
해외 주재원으로 나간 적이 있습니다. 비교적 젊을 때 나갔었고, 회사에서 꿈도 있을 때여서 꽤 열심히 했습니다. '진심은 통한다'를 철석같이 믿었고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상황은 점점 안 좋아졌고 상사와의 관계는 더 틀어졌습니다. 조기 강제 귀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순간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법인장 멱살을 잡았습니다. 해외 법인에서 법인장은 사장과 같습니다. 운명은 정해진듯 보였습니다. 곧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할 것 같았죠.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습니다. S사가 사업 매각을 극비리에 추진했고 그 대상이 제가 파견나가 있던 법인이었습니다. 귀임 이야기는 쏙 들어갔고, 저는 그 이후 2년을 아무것도 안하고 무의도식하며 살았습니다. 큰 소리 뻥뻥치면서요. 열심히 할 때는 제 목소리 한번 제대로 못 내고 악에 받쳐서 사고를 치고야 말았는데요. 왜 그랬을까요? 상황이 바뀐거죠. 평상시에는 사람을 바꾸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후임을 정하고 인수인계 기간을 정상적으로 거치면 되니까요. 그런데 회사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사람을 바꾸면 책임이 따릅니다. 교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요청한 사람이 지게 되는거죠. 저에게만 일어난 특별한 일일까요? 이런 일은 다양한 규모, 다양한 산업, 솔직히 거의 모든 회사에서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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