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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윤 Mar 15. 2020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삶이 불안한 나에게, 내가 주는 '용기'

  언제부터인가 과거가 후회되고, 현재가 무기력하고,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불안장애, 우울증, 병명은 어떤 것을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 좋아하는 것을 애써 찾아봅니다.  그 순간 급소를 찔린 기분이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기분이 좋고 행복하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고 살아온 삶이라니, 혼란스러웠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요? 무엇을 할 때 즐거운 것일까요? 


  직업에 대한 회의까지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변호사님은 왜 변호사가 되기로 하셨어요?" 

라는 질문을 받고 한참을 망설였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기억을 헤집어 봐도,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결심한 날이 떠오르지가 않더라고요. 그냥 인문계를 선택하고, 대학을 선택했던 과정들에 그냥 변호사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성공하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고, 그에 따라 성공할 확률이 높아 보이는 변호사란 직업을 골랐겠구나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만약 '변호사'가 되려 결심했던 그날의 저에게 선배 법조인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멋지게, 폼나게 변론할 수 있는 사건을 현실에서 맡게 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미리 귀띔해주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어느 직업에서든 다 그렇듯 변호사 역시 '모든 변호사들이 다 멋지게 살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면요?  무엇보다 변호사가 되면 '최악의 상황에서 상할 대로 상한 감정을 가지고 변호사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었다면 제 선택은 달라졌을까요? 


  만약 미래 법조인을 꿈꾸는 사람이 제게 물어온다면, 저는 세세하고 촘촘하게 하루 일과를 전부 낱낱이 이야기해주겠습니다. 화려한 모습만 알차게 포장해서 내놓는 영화 말고, 진짜 생중계되는 일상을 한번 들여다볼 기회를 줄 것 같습니다. 직업 체험은 그렇게  '하루 종일' 이루어져야 하는 게 진짜라고 말입니다. 그래야 진짜 내가 하루하루 살아갈 미래의 일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현실적으로 따져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지도 모를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었나?' 하는 질문에 당당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아마 모든 좋아하는 것들이, 즐거운 것들이 "일" 혹은 "직업"이 되면 그에 따르는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더 이상 좋아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땐, 반짝이는 순간들을 잡아야 합니다. 


  너무나 많은 시간 공을 들였기에, 현재는 잘할 수 있는 일이자 경력이 되어 버린 변호사를 하고 있지만, 방황하는 제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일하면서 좋아한 때는 없었을까? '

하고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드라마 법률자문을 할 때, 너무 신나더군요. 


  그때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 맞다. 나 글 쓰는 거, 영화 보는 거 정말 좋아했었는데'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 창을 열어 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글을 쓰는 일'이 아닐까? '


  좋아하는 작가님께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작가님의 삶은 어떤지,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를요. 


 "시작해보세요~브런치 같은 곳에 글을 올려보시는 거예요" 

라는 응원에 힘입어 이렇게 창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보려고 '용기'라는 것을 내보려고 합니다. 

  하루하루 작가로 살아가는 일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 알아가는 여정을 시작해봅니다. 

  삶이 불안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 몰라 방황하고 있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용기 내 보라고, 일단 저질러 보라고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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