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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한 수-

가을에게 안부를 묻다

가을이 영영 오지 않을 것처럼

습하고 무더웠던 지난여름을 뒤로하고

기후 변화로 인해 뒤늦게나마 온 산야가

단풍과 낙엽으로 홍엽의 물결을 타고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꽃으로 물들고 피어나

우리를 설레고 들뜨게 한다

그러다 갑자기 뚝 떨어진 아침 기온 탓인지

일상을 이루고 있는 것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중심이랄 것도 없는 그런 주변의 것들에게 말이다

공생관계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선한 시그널이 돌고 돌아 결국엔 내게로 왔다

자신에게 보내는 안부임과 동시에

고단한 삶에 대한 위로였던가 보다

이렇게 묻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파란 하늘을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군다

이 일이 끝나면 저 일이 다가오는 삶이다

그러니 홍엽처럼 자신을 불태우면서

아름답게 물들어 보라고

그 정도는 괜찮게 사는 거 아니냐고

옆에 있던 꽃들이 응원해 주는 듯하다

겨울의 문턱 늦가을 한가한 햇살에

졸고 있던 꽃들이 외려 나를 토닥여 준 덕분에

진실로 나는 안온함을 느낀다

가을은 중간 정산의 계절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에 들어서기 전에

잠시 멈춤으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리하여 다시 가을에게 안부를 묻는다

그것은 결국 자신에게 묻는 안부일 테니

그런 당신에게도 안부를 물어본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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