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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지금, 여기

해마다 찾아오는 겨울처럼

나의 몸과 마음도 어느새

차갑게 굳어 버린 듯하다

한 해를 정리하려 마음을 들여다보면

흐릿하고 혼탁한 기억만 헤매다

제자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몸과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지 않고

머리마저 멍하다

다시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사실,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자주 정신을 놓곤 한다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딴 곳을 떠돌듯

그 흘러가 버리는 헛된 시간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면

그 순간의 나는 어딘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지금’ 깨어 있기 위해서는

과거나 미래로 방황하는 마음을

다시 이 자리로 데려와야 한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모일 때

비로소 온전히 살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과거를 떠올리는 일이 나쁜 건 아니다

고통과 절망 아픔과 슬픔

그리고 가난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들은 대개 그 경험들로부터

삶의 지혜를 얻었다고 말한다

쓰라린 기억이

오히려 그들을 더 강하게, 더 크게

성장시켰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운다

그 지난 삶의 흔적들이

오늘의 시선을 만들고

지금의 행동을 이끌어 준다

생각해 보면 모든 기억은

결국 내가 만든 것이다

어린 날의 추억 부모와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아름다운 순간과 지우고 싶은 기억들 모두

내가 쌓아온 생의 조각들이다

내 안의 고통마저도

결국은 내가 엮어낸 인연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사소하고 작은 행실 하나라도 본분을 지키며

지혜롭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을

묵묵히 걷고 싶을 뿐이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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