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다 보면, 사람을 일깨우는 말이 반드시 거창한 가르침일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때로는 스쳐 지나가는 대화 속 재치 있는 한마디가, 수년간 들어온 지식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인생의 지혜는 반드시 책 속에만 담겨 있지 않다.
우리가 숨 쉬듯 오가는 일상의 태도와 말들 속에서도 조용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어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볼수록, 진정한 힘은 학식의 양이 아니라 행동의 태도와 마음의 모양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더 자주 실감한다.
차분한 지성과 곧은 인품을 갖춘 사람은 억지로 성공을 향해 달리지 않는다.
그가 품은 내면의 질서가 저절로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에게 지식은 축복이 아니라 위험한 도구가 된다.
그는 배운 것이 많을수록 그만큼 더 치밀하고, 정교하고, 날카롭게 타인을 해칠 능력을 갖게 된다.
재능이 뛰어나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길이 오래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성품과 인품이 받쳐주지 않는 재능은 결국 순간의 이익과 욕망에 머물고, 시간이 지나면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우리가 누군가를 고마워하는 마음도 비슷하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라는 말도 있듯이, 목이 마른 사람이 물을 마신 뒤 갈증이 사라지면, 물에 대한 감사도 금방 사라진다.
달콤한 과일도 알맹이를 다 먹고 나면 껍질은 무심히 버려진다.
사람들은 필요를 해결해 준 존재에게 한순간 감사할지는 몰라도, 그 마음은 쉽게 흐려지고, 잊히고, 사라진다.
그래서인지 어떤 분야에서든, 한때 ‘핵인싸’라 불리며 칭송받던 이들도 세월이 지나면 오히려 평범함의 상징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능력을 과하게 드러내면 그 빛은 금세 소모되고, 스스로 밝힌 불꽃에 스스로 지쳐버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오래도록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로 남을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고마운 사람이 되기보다,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고마움과 감사는 순간의 감정이지만, 기대와 의지는 오래 지속된다.
누군가가 당신을 떠올릴 때, “고맙다”보다 “필요하다”라고 느낀다면, 그는 당신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기대는 관계를 단단하게 하고, 의지는 시간을 건너 지속되는 힘을 만든다.
능력을 감추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능력을 절제할 줄 아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다.
횃불이 너무 밝으면 기름은 빠르게 연소된다.
반대로 은은하지만 촛불처럼 오래 지속되는 빛은 주변을 더 오래 비춘다.
능력을 갖추되 과하게 드러내지 말고, 필요할 때 조용히 나설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오래 기억된다.
우리가 언젠가 되고 싶은 존재는 누군가에게 잠시 고마운 사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곁에 두고 싶은 그런 사람일 것이다.
말 한마디가 길을 밝히고, 태도가 신뢰를 쌓으며, 인품과 성품이 사람을 머물게 하는 그런 존재 말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있어서 고마운 사람’을 넘어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될 때, 우리는 비로소 누군가의 세계를 지탱하는 조용한 기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수의 한 수-
세상에게 당신은
한 사람일 뿐 일지는 물라도
한 사람에게는 당신이
세상일 수도 있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