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기 완성.. 그런데.......
3호기는 와이프님께 선물을 드리기 위해 만들었다.. 와이프님은 저음 쿵쿵 하는걸 선호하지 않으셔서 가지고 있던 탕밴드 4인치 유닛 2가지 중에서 약간은 고음이 좋은 유닛으로 골랐다..
생긴건 요렇게.. 유닛 컬러가 월넛하고 잘 맞을 것 같아서 나무는 월넛으로 정했다.. 공방에 있던 월넛들 중에서도 A급으로..
그런데..
열심히 대패를 쳐서 나무를 한겹 벗겨내고 나무의 속살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게 아무리봐도 월넛 컬러가 아닌 것이다.. 분명히 공방 선생님이 나중에 쓰시겠다며 월넛 A급이라고 써둔걸 쓴건데.. 그래서 선생님한테 물어봤더니 월넛이 아니고 퍼플하트라고.. 대패를 치기전 컬러가 월넛하고 거의 같아서 선생님도 헷갈려서 잘못 써둔것 같다고 하셨다.. ㅎㅎ
퍼플하트는 이름 그대로 보라색이 나는 나무인데 월넛보다 더 비싼 나무다.. 한번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그대로 고고씽..
퍼플하트의 재미있는 특징이 얘가 빛을 받아야 원래의 보라색이 나온다.. 처음 대패를치면 오른쪽에 보이는 옅은 컬러였다가 점점 왼쪽의 보라색이 나온다.. 대패친 나무들을 집에 들고와서 옆면 조각을 아랫면 위에 놓아두고 하루가 지났는데 위 사진처럼 컬러 차이가 아주 확연하게 보인다.. 신기 신기..
유닛과 포트 튜브가 들어갈 자리를 타공을 한다.. 퍼플하트가 보통 하드우드들 보다도 더 단단한 나무다보니 타공이 평소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쉽지 않았다.. 이렇게 손 많이 가는걸 만들 때는 퍼플하트는 절대 안쓰는걸로.. -_-;;
뭐 그래도 상판 하판이 들어갈 홈도 파고 대충 맞춰보니 모서리에 45도로 자른 곳들도 잘 맞고.. 느낌이 좋다!!
이번 스피커의 포인트는 바로 요녀석.. 안에 진공관을 사용한 프리앰프를 넣어보기로 했다.. 이 앰프가 프리앰프라서 안에 앰프가 하나 더 들어가야 되는 수고도 생기고 앰프 위치에 딱 맞게 상판에 콧구멍도 뚫어줘야 하는 등 손이 더 많이 가긴 했지만 그래도 한번 써보고 싶었던 진공관 앰프라서 요렇게 만들어봤다.. ㅎㅎ
요렇게 안에 파워 앰프 역할을 할 녀석이 하나 더 들어가고 그 위에 진공관 앰프가 들어간다.. 진공관 앰프에 RCA 케이블을 연결하다보니 이게 생각보다 길이가 길어져서 좁은 공간에 우겨 넣느라 힘들었다;; RCA 케이블도 그나마 단자 길이가 짧은걸로 사기는 했는데 그래도 겨우 겨우 딱 맞게 들어갔다.. 앰프가 두개다보니 전원 하나로 요 두개를 연결해주고 전원 스위치도 전면에 달아줘야 하다해서 서투른 남땜질도 해야 했고.. 경험치가 많이 쌓였다.. 이렇게 앰프를 두개 넣는 일은 다시 하지 말자라는 소중고 값진 경험.. -_-;;
최종적으로 안에 앰프들을 실리콘으로 고정시키고 위에 상판을 덮는 과정에서 진공관 앰프를 살짝 밀려서 고정을 시킨 탓에 진공관이 상판 콧구멍에 살짝 안맞게 됐다.. -_-;; 그래도 진공관을 앞으로 약간 눞히면 구멍 안에는 들어갈 정도라서 그냥 이렇게 마무리 하는걸로.. -_-a
최종 완성된 녀석.. 소리도 꽤 괜찮고 와이프님도 만족해 하셨다.. 그전에 쓰던 스피커가 나름 20만원 넘게 주고 산 오디오엔진 A2라는 녀석이었는데.. 3호기 소리에는 상대가 안된다.. ㅎㅎ
공방 선생님이 퍼플하트는 오일칠하는 것보다 바니쉬 칠하는게 더 낫다고 하셔서 바니쉬로 마감을 해서 살짝 광이 난다.. 스피커 받침은 2호기 만들면서 타공한 동그란 조각들이 사이즈가 적당히 잘 맞아서 그걸 재활용했는데 나름 잘 어울린다..
이렇게 완성한 3호기는 와이프님이 그림을 그리시는 작업실까지 납품 완료!!!
로 마무리가 되는줄 알았는데.......... ㅠㅠ
이후는 2부에 이어서..
나무를 잘못 고른 일부터 유닛 들어가는 구멍을 아주 살짝 작게 타공을 하는 바람에 더 넓혀주느라고 끙끙댔던 일, 그러다가 공방 집진기에 불을 내기도 하고.. 다행히 큰 불이 나기전에 집진기 하나 해먹는 정도로 끝났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큰일 날뻔 했던..... 포트 튜브 들어갈 자리도 아주 살짝 작아서 좀더 작은 구경의 포트 튜브를 샀는데 얘도 아슬아슬하게 안들어가고 아오.. 최종 조립때 앰프 위치 살짝 밀린거며.. 그리고 여기서 글이 안끝나고 2부를 쓰게 만든 상판을 본드칠해서 튼튼하게 잘 덮은(-_-;;) 것까지.. 아주 우여곡절이 많은 3호기였다..
이렇게 삽질 경험치를 쌓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