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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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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haPark Sep 08. 2021

비온 뒤 맑은 하늘처럼 가벼워진 몸

Day2-내 몸의 정화

비온 뒤 하늘이 참 맑다. 내 몸도 어제보다 조금 더 가벼워졌다. 마치 어제의 두통과 맛있는 것을 참고 견딘 보람을 보여주듯 말이다. 첫 날의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잘 견뎌낸 스스로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아침의 리츄얼 체중계 위로 올라가보니, 놀랍게도 어제보다 좀 가벼워져있다. 그런 생각을하니, 내가 평상시 얼마나 많이 먹었던 것인가 새롭게 생각이 들었다. 


밥 먹는 시간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니, 물론 삶의 큰 즐거움은 잠시 멈추어 있지만, 시간적 여유가 참 많아졌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던 시간, 장보는 시간, 요리하는 시간, 먹는 시간, 설거지 하는 시간 등등 먹는 것과 관련한 시간이 참 길었구나 하는 생각에 문득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시간이 사라지니, 조금 하루가 지루한 듯도 느껴졌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이렇게 글도 쓰고, 산책 시간도 늘리고, 하늘의 구름을 보는 시간도 길어져서 좋다. 


무엇보다 가벼워지고 있는 것 같은 몸과 독소를 덜어내고 난 자리에 몸에 좋은 것들로 채워나갈 생각을 하니 그 또한 참 기분이 좋았다. 물론 아직은 디톡스에 좋은 가루와 물만 마시느라 생각보다 재미없는 하루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유혹이 덜하다. 가벼워짐을 조금이나마 느꼈기 때문일까. 늘 많이 먹었을 때 후회가 많았었기 때문에, 지금의 편안함이 좋은 것도 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내 방이 눈에 들어온다. 방의 공간이 다 소화하지 못할 만큼 많은 물건들로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내 몸도 이 상태와 비슷하겠구나, 내 정신도 이런 상태와 비슷하겠구나 생각을 해본다. 안 보이던 혹은 필터로 가려두었던 일상들이 정직하게 다가온다. 정직하게 다가오니, 무엇을 정리하고 무엇을 남겨야 할지도 보인다. 하루만에 이렇게 생각의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은 놀랍지만, 정말이지 많은 것은 그 '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하지 않던가! 가징 쉬운 것도 한 생각이고 가장 어려운 것도 한 생각이다. 


오늘은 정화되고 있는 이 시간 속에서 계속 더 비우고 채울 것들에 대해 명상해보기로 한다. 비온뒤 하늘의 맑은 구름이 내게 응원을 해주는 것 같다. 30일 뒤 난 어떤 상태일까? 벌써 궁금하다. 나를 실험하고 있는 이 시간이 나를 변화시키고 있는 이 여정이 즐겁다. 나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온 뒤 맑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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