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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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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haPark Oct 05. 2021

요요夭夭

Day16


요요현상: 음식물 섭취를 극도로 자제하여 살을 뺐을 때, 체중이 감량되었다가 다시 원래의 체중으로 급속하게 복귀하거나 그 이상으로 증가하는 현상. 아이들 장난감의 하나인 요요가 빠르게 내려갔다 올라갔다 회전하는 모습이 이 현상과 흡사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요요12 (yoyo)[명사] 자이로스코프의 원리를 응용한 장난감. 둥근 널빤지 두 쪽의 중심축을 연결하여 고정하고 그 축에 실의 한쪽 끝을 묶어 매고 실의 다른 한쪽을 손에 쥐고 널빤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회전시킨다.

아직 완전하게 궤도에 오르지 않았는데, 그만 추석 연휴에 내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했었다. 이제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한 편으로는 정화의 여정에는 잘된 것 같기도 하다. 내 자신에게 이럴 땐 왜 이렇게도 관대해지는건지. 여기까지 써두고는 추석도 9월도 훌쩍 지나가 버렸다. 추석 연휴와 함께 이후 긴 여행이 동반되면서 디톡스의 여정이 스르르 고삐가 풀리더니, 이렇게 루틴에 문제가 생기고 거기서 철퍼덕 주저 앉았다가 다시 시작하는 중이다. 물론 잠시 추석 여파로 몸무게가 살짝 오름세를 탔었지만, 지금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10월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다시금 마음을 먹는다. 다시 돌아오는 길은 이처럼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삐를 놓아버릴때는 몰랐었다. 


아버지가 추석 연휴 후 가족여행에서 내가 고삐 풀린 말처럼 천고마비의 계절에 어울리게 열심히 먹으니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 그러다가 요요현상 오겠다." 원래 가까운 사람이 하는 한 마디는 언제나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그 말이 곧 현실이라도 될 것처럼 두려움이 몰려드는 것을 보니 내가 지금 많이 먹고 있기는 한가보다 생각이 들면서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언제나 제대로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정의'에서 시작하라고 하는 노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늘 다이어트와 쌍둥이처럼 빛과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말 '요요현상'을 찾아보았다. 무슨 회복 탄력성도 아니고 살들이 관성의 법칙처럼 원래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 자리로 돌아가려는 현상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장난감 '요요'에서 따온 말이었구나. 이 때 처음 알았다. 그래서 사람은 계속 배워야 한다. 지금도 난 디톡스를 하면서 내 몸을 배우고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 내 귀에 도달한 경종같은 아버지의 말씀 때문이었는지, 몸이 긴 휴식 시간 동안 루틴을 잊고서 방황하는 모습을 빨리 알아차려서인지, 이번에는 기필코 내 몸의 건강을 위해서 잘 해보리라는 결심 때문이었는지 이 모든 것 때문인지, 난 오름세의 흐름을 이어가지 않고, 원래의 목적지를 향해 다시 뚜벅뚜벅 걸어가기로 했다. 10월은 내게 그렇게 다시 힘내보자고 말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요요현상에는 전혀 다른 뜻도 있었다. 들어보니 참 곱다. 요요하다라는 말에는 젋고 아름답다 그리고 얼굴빛이 환하고 부드럽다는 뜻이 있었다. 


요요-하다, 夭夭/형용사: 젊고 아름답다. /얼굴빛이 환하고 부드럽다.                                                                         


진정으로 돌아가야 할 그 자리를 내 몸이 기억해주기를 바라면서, 요요하게 빛날 내 몸과 마음과 새로운 날들을 그리고 지금 여기서의 그 결정을 스스로 축하해보았다. '참, 잘했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겼어. 용기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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