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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Mar 22. 2017

[MWC17] 자동차 기술 경연장이 된 모바일 축제

통신업체가 자동차 혁신의 주도권 잡을라

좀 늦었지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이야기를 좀더 정리하려고 합니다. 기록을 해놓지 않으면 또 까먹거든요 ^^;;;


전자·통신 국제 전시회에서 자동차의 공간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도 주목을 끈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많은 전시관을 차지했습니다. 주객전도가 일어난 셈이죠. 

      

독일의 소프트웨어업체 에스에이피(SAP)가 노키아 등과 협업해 내놓은 커넥티드카.



자동차 관련 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끈 업체는 미국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였습니다. 에이티앤티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전시공간 중 4관의 ‘이노베이션 시티’에 자리를 잡고 커넥티드카와 레이싱카, 자율주행 트럭을 전시했습니다. 통신이 아닌 자동차 업체 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에이티앤티 부스의 핵심은 커넥티드카였습니다. 


커넥티드카는 자동차와 외부 기기 간 통신을 통해 교통 상황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자율주행차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죠. 에이티앤티는 아우디·베엠베(BMW)·포드·볼보 등 17개 자동차 제조사와 제휴를 맺고 차량에 통신과 텔레매틱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입니다. 에이티앤티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트럭도 개발되고 있죠. 


에이티앤티 커넥티드카의 누적 가입 대수는 지난해 초 800만대였고, 올해까지 1000만대를 가입시키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케이티(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에이티앤티의 목표를 스마트폰 생태계를 커넥티드카로 확장해 ‘커넥티드카 업계의 애플’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한 것도 이때문입니다.

      

인텔 직원이 커넥티드카에 앉아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로 이어지는 자동차산업의 발전 속도를 볼 때 가장 빠른 네트워크 서비스인 5세대(5G) 이동통신망인 필수입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율주행차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업체는 통신업체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거죠.


통신업체인 에스케이텔레콤(SKT)도 자동차 분야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해 11월 베엠베(BMW)코리아와 함께 공개한 커넥티드카 T5를 바르셀로나로 가져와 전시했습니다. T5는 세계 최초로 시속 170㎞의 초고속 주행 환경에서 3.68Gbps 속도 시연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 사장도 모바일월드콩그레스 현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은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차 밖에서 차가 움직이면서 가는 커넥티비티에 대해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있다. 차를 만드는 것은 자동차업체이지만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어질 것이다.” 이정도면 대단한 자신감입니다.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죠. 박정호 사장은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과도 만나 네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 고도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정보통신 업체들도 이에 뒤질세라 자동차 관련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독일의 소프트웨어업체 에스에이피(SAP)는 노키아, 렌터카업체 허츠와 공동연구한 커넥티드카를 전시했습니다. 컴퓨터와 프린터 제조사로 익숙한 휼렛패커드(HP)도 커넥티드카를 전시했습니다. 휼렛패커드 관계자는 “자동차 주행 중에 나오는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모으고, 위치와 날씨 정보 등을 결합한 정보를 다시 차로 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보통신업체에게 자동차는 데이터를 생산해내는 스마트기기이기도 하죠.      


미국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가 부스에서 자율주행트럭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자율주행차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 참여한 니콜라이 레이메르 폴스크바겐 모바일·온라인 서비스 담당은 자동차 업계의 연구·개발 모습도 바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에 우리는 좋은 엔진만 가지고 있으면 됐다. 이제는 통신 표준을 만드는 연합과 협업도 필요하고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도 필수가 됐다. 자동차 업체의 협업 모델이 크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업체들도 통신업체나 정보통신업체가 주도권을 가져가도록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몇년 뒤 협업과 경쟁의 구도는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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