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사계절>
옥금은 스물두 살에 결혼을 했다. 남편과는 열 살 차이가 났고, 그는 두 번째 결혼이었다. 두 사람은 삼 남매를 낳았다. 옥금의 남편은 마을 이장으로 6년을 지냈다.
어느 날 옥금의 남편은 가벼운 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다리에 주사를 맞았는데 그 주사가 잘못되어 다리가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옥금의 남편은 마흔한 살이 되던 해 세상을 떠났다.
옥금은 서른한 살에 남편을 사별했다. 옥금은 길게 슬퍼하지도 못하고 삼 남매를 거뒀다. 아직 삼 남매 중 막내가 돌 무렵이었을 때다. 옥금은 농사를 지었고 한복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갔다. 돈이 부족해 유난히 몸이 작은 막내에게도 미음 같은 것밖에 못 먹였다.
옥금은 바깥에 신고 나갈 고무신이 없어 외부활동을 못하던 때가 있었다. 시어머니는 밖에 나가 좁쌀을 팔아 신을 사 신으라고 했다. 그 당시 옥금이 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옥금에게는 다행히 잘 알고 지내던 친척이 있었다. 그에게 의지해 많은 도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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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금은 새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었다.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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